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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어있는 조선전기 佛畵 총망라 [불교도서] 2008-12-04 / 4219  

 
조선전기불화연구 - 지은이 박은경/시공사


수년간 일본.서구로 유출된 122점 현장 확인
460여점 도판.71개 화기 꼼꼼한 분석 ‘눈길’

<조선전기불화연구>(시공사)는 고려불화보다 더 보기 힘들다는 15~16세기 조선 전기 불화들의 도판과 주요 정보들을 담은, 불화 연구의 사각지대를 밝힌 노작이다. 조계종 성보보존위원회 전문위원이며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으로 문화재 전문가인 박은경 동아대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내놓았다.

이 책 서문에서 책 출간 의의와 의미가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 사찰의 전각이나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불화들은 대부분 17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제작된 작품들이다. 때문에 조선 후기 및 근대 작품들이 우리나라 불화의 전형이고 그 특징을 대변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국내에서 확인되는 조선 전기 불화작품의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그 동안 이 시기 불화연구가 크게 진전되지 못한데 말미암은 것이라 생각된다.”

임진왜란 이전 조선전기 불화는 강진 무위사, 안동 봉정사, 창녕 관룡사 등 몇몇 벽화를 제외하고 사찰에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사립미술관, 대학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도 얼마되지 않는다. 조선 전기불화 대부분은 일본에 남아있다. 박 교수는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 일본과 서구로 유출된 이 시기 불화 122점을 현장에 가서 확인한 뒤 현황들을 목록과 지도로 정리했다. 수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 노력 끝에 왕실에서 복을 빌며 일류 화가에 주문한 ‘관음삼십이응신도’와 ‘석가탄생도’, 회암사 중수 기념 400탱 불화 등 동시기 대표 작품을 꼼꼼히 확인, 정리할 수있었다. 이 책 4부 12장 속에 일본과 구미 지역에 흩어진 조선 전기 불화의 전도와 화기(畵記) 자료들을 총망라하여 제시한 ‘460여 점의 도판들과 71개의 화기’, 연구자의 분석이 담겨있다.

제1부는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도상을 열람한다.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분포 및 연구동향을 살펴보는데 이어 조선 전기 불화를 석가여래부터 나한상까지 도상별로 작품의 전도와 내용을 편람하고 있다. 2부는 ‘조선 전기 불화의 소재와 화법’을 다루고 있다. 15.16세기 불화의 규모와 봉안처 문제를 밝힌데 이어 불화를 그린 소재에 대해 적고있다. 일본 고묘지 소장 ‘지장시왕도’를 중심으로 한 왕실관련 견본불화와 일본 고쿠분지 소장 ‘지장시왕도’를 중심으로 한 민중발원 마본불화, 비단과 삼베를 혼용한 견.마본 혼용불화, 선묘불화인 순금화를 중심으로 그 성립과 화법상의 특징, 조성 배경과 상징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3부 ‘조선 전기 불화의 제양상’에서는 일본 다이도쿠지 소장 고려 14세기 ‘수월관음보살도’ 상에 등장하는 공양인물군 분석, 감로도를 통해본 수륙재의 성행과 감로도 출현, 불교 설화도에 대한 개념과 현황 서사적 표현방식, 400탱 불화와 관련된 조선 명종대 왕실의 정황 등 다양한 각도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살펴본다. 수월관음보살도에 등장하는 공양물 ‘향’이 고려말 유행했던 매향 풍습을 반영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나 불화에 등장하는 왕족풍의 예배자 모습에서 역사적인 인물을 추적해가는 모습 등은 불화가 당대의 다양한 사회 문화 풍습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 히로시마 현 호쥬인에 소장된 <약사삼존도> 화기 속에는 명종 당시 400탱 불화가 조성되었음을 확인한 것은 대단한 연구 성과다. 저자는 “400탱이라는 다량의 불화를 한꺼번에 제작한 것은 전국에 걸쳐 불교를 진흥시킴은 물론 왕실에 대한 기원을 확산하고자 하는 현실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독실한 불교신자인 문정왕후가 불력(佛力)으로 명종의 장수와 세자 탄생을 통해 왕실과 국가의 안녕을 바라는 신념이 강력하게 표출됐으며 보우대사는 그러한 문정왕후의 후원에 힘입어 고려말 이후 쇠퇴한 불교를 일으켜 다시한번 불교 르레상스를 추구하고자 불사를 일으켰음을 알 수있다”고 분석했다. 4부 조선 전기 불화의 화기 분석에서는 조선 16세기 마본불화 화기에 기술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주품목과 승려들의 소임을 구체적으로 분석 한다.

같은 시기에 나온 <西日本 지역 한국의 불상과 불화> 역시 저자의 일관된 연구가 맺은 성과다. 같은 대학 정은우 교수와 함께 펴낸 이 책 속에는 서일본 지역에 있는 우리 불상과 불화를 지역별로 총망라했다. 실측 결과와 정보, 봉안처 등을 사진과 함께 내용을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동아대학교 문리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부산광역시 문화재전문위원,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 및 감정위원,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조계종 총무원 성보보존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논저로 <일본 소재 조선 16세기 수륙회 불화, 감로탱>(2005), <조선 전기 불화의 서사적 표현, 불교설화도>(2005), <공주 신원사 괘불탱> (2005), <조선 전반기 불화의 대중교섭>(2006), <미술사, 자료와 해석>(공저, 2008) 등이 있다.

<출처 : 불교신문 12월 03일자>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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