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는 순간 부처님의 숨결을 만나다.
- 어떤 상황에 있건 당신은 바로 행복해집니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땀과 먼지로 만들어진 부처님의 향기와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밝힌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 향기와 에너지로 절체절명으로부터의 해탈을 바란다는 소망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글 첫 이야기에서부터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인도 성지 순례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처음부터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하나는, 인류 최고의 성인이며, 특별한 능력을 지녔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 부처님의 향기와 에너지가 어떤 신비한 힘을 통해서가 아니라 땀과 먼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 하면 심하게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매우 큰 어려움일진대, 이 어려움을 부처님의 향기와 에너지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스님의 글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그 씹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머리글에서부터 돌직구를 날리는 송강 스님의 글맛이 바로 느껴진다. 그저 평범한 여행기였다면 책 제목을 ‘인도 성지 순례’라고 붙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도 성지 순례를 삶의 절체절명의 순간과 연결시키다니. 도대체 어떤 기행문일까 흥미진진하게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된다.
같은 것을 보는데도 보는 사람마다 거기에서 느끼는 맛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여행기가 흥미로운 한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스님은 수행자이다. 그러니 수행자의 기행문은 그 바라보는 시선이 수행자가 아닌 사람의 시선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예상과 기대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과연 어떻게 다를까?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를 일컫기를, ‘마음이 열렸다’고 하는데 스님의 열린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
불교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행복으로 충만하다고 하는데 스님이 바라본 세상이 그럴까?
불교에서는 나와 네가 없고 서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스님은 세상과 만나는 인연들을 어떻게 대할까?
등등 스님은 깨달은 분으로서 어떻게 세상을 볼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바쁜 일정으로 움직이는 여행의 현장에서라고 하면 더욱 그러하다. 스님의 안목이나 수행의 경지가 그대로 드러날 것 같은 묘한 긴장감도 느껴진다. 《송강 스님의 인도 성지 순례》는 이러한 궁금증들을 해결하는 데 제격이다. 여행을 하고 있는 스님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스님의 눈을 리모콘으로 원격조정하면서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더욱이 전문가들도 감탄하는 900여 장의 사진-스님이 직접 찍은-은 더욱 편안하게 그 시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마치 스님의 눈에 비디오 카메라가 달린 것처럼 말이다.
독자들 대부분은 아직 깨달음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다. 어쩌면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이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스님의 눈을 비디오 삼아 따라가다 보면 그 세계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아! 세상을 이렇게 보는 것이 깨달음의 세계이구나
아! 인도의 성지들이 그 시선 속에서 이렇게 피어나고 있구나.
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스님이 실제 깨달은 분일까 아닐까 하는 의문은 책을 어느 정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없어져 버린다. 왜냐하면 깨달았는지 아닌지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저 함께 인도를 여행하는 것을 즐기게 되면 우리는 바로 그 순간 깨달음의 경지에 스님과 함께 서게 되는 것이다. 이 멋진 체험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스님의 등에 업혀서, 현장을 보면서, 스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스님의 내면까지 들여다보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편집을 진행한 도반 출판사의 디자이너는 이 책을 작업하면서 3성부 바하 음악 같다는 표현을 하였다. 글로 표현한 순례 이야기는 1성부 멜로디, 주요 성지에 대한 사진과 설명은 2성부 멜로디, 그리고 여행 과정에서 발견한 주변의 사소한 즐거움들을 사진으로 설명한 3성부 멜로디. 이들이 마치 한편의 음악처럼 어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참 특이한 표현 같지만 3차원 입체 영상 다큐멘터리처럼 제작된, 스님 성지 순례기에 빠져 들면서 바하 음악을 듣는 것처럼 담백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그 맛을 느껴보시라 처음부터 느껴지는 그 씹는 맛 말이다. 행복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불교를 너무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마음 공부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강추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여러 번 읽어보고 싶다. 그 씹는 맛을 느끼며. 씹을수록 참 달다. 안 씹어보면 모른다. 후후.
지은이 소개
송강 스님은 한산 화엄(寒山華嚴)선사를 은사로 득도, 화엄, 향곡, 성철, 경봉, 해산, 탄허, 석암 큰스님들로부터 선(禪), 교(敎), 율(律)을 지도 받으며 수행. 중앙승가대학교에서 5년에 걸쳐 팔만대장경을 일람(一覽), BBS 불교라디오방송 ‘자비의 전화’ 진행, BTN 불교TV방송 ‘송강 스님의 기초교리 강좌’ 진행, 불교신문 ‘송강 스님의 백문백답’ 연재. 불교신문 ‘송강 스님의 마음으로 보기’ 연재, 《금강반야바라밀경》 시리즈 출간, 서울 강서구 개화산(開花山) 개화사(開華寺)를 창건. 현재 개화사 주지로 있으며, 인연 닿는 이들이 본래면목을 깨달을 수 있도록 기초교리로부터 선어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차, 향, 음악, 정좌, 정념 등을 활용한 법회들을 통해 마음 치유와 수행을 지도하고 있음.
도반 / 417쪽 / 1만 8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