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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탈출] 경북 영천 만불사·돌할매공원 [부산일보] 2012-12-07 / 6017  

 

▲ '모든게 부처님 손바닥, 아니 발바닥 안에 있소이다.' 만지기만 해도 운수가 대통한다는 만불사 와불의 발바닥. 기묘한 형태의 문양이 상서로운 기운을 더해주는 것만 같다.

 

 

2012년도 벌써 한 달을 다 채워간다. 새해가 되면 뭔가 바뀔 거라 생각했건만, 아직 별다른 낌새는 없다. 하기야, 제 노력하기 나름이지 해가 바뀐다고 뭐가 특별히 바뀔 리도 만무하다. 그러나 노력만으로는 꿈쩍도 않는 이 세상에서 노력 이상의 그 무엇에 기대고자 하는 것은, 나약한 인간이기에 더욱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늘도 많은 어머니들이 아버지의 건강을, 아들의 합격을 빌러 경북 영천의 만불사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리라.

영천 만불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만불사는 사실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진 고찰은 아니다. 대표적인 법당에 해당하는 만불보전의 기공식이 1990년 초였으니 불과 20여 년 남짓이다. 그러나 사찰의 규모의 장대함을 둘러보면 그 성장세가 사뭇 놀라울 정도다.

만불사가 유명하게 된 데에는 바로 소원 들어주는 '와불'의 발바닥이 큰 역할을 했다. 발바닥을 만지면 운수가 대통한다고 해 불자(佛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 만불사를 찾는다.

'와불'이라 함은 '누워있는 부처님'을 말한다. 부처님의 열반 모습을 형상화한 것.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열반상이 그리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여러 사찰에서 조성해 봉안하고 있는 추세다. 그중 만불사 열반상은 길이 13m, 높이 4m로 국내 최대 규모. 재질도 일반 청동과는 달리 황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와불의 발바닥을 세 번 문지르고 절을 한다. '아기를 원하는 부부는 자식의 기쁨을,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건강한 삶을,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풍요를, 시험을 준비하는 자에게는 합격의 기쁨을 준다.' 와불의 발바닥 앞에 써 있는 안내문의 글귀다. 정말 이대로라면 만사가 형통이겠다.

한쪽 발바닥의 폭만도 65㎝, 길이는 1m 60㎝에 달한다. 그런데 발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기괴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언뜻 보면 연꽃 문양 같기도 하다. 한 스님께 여쭤보니 '천폭륜상(天輻輪相)'이란다. 1천 개의 바퀴살, 바퀴테, 바퀴통의 세 가지로 '무량겁의 지혜'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우매한 중생에게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무량겁의 지혜'라는 것이 우매한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는 핵심이라는 것 정도는 대충 알겠다.

그 문양 결을 따라 손길을 옮기며 천천히 발바닥을 쓰다듬는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왠지 소원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느낌. 기분 탓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기도란 것이 결국 제 마음 다스리기 아니겠는가.

왠지 운수대통한 기분으로 와불을 뒤로 한 채 절을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 만불사는 와불 이외에도 볼거리가 꽤 쏠쏠한 절이다. 우선 산 중턱에 자리잡은 33m 높이의 아미타영천대불.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영천 사이를 달려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도중 낮은 구릉 중턱에 우뚝 선 황동대불을 본 기억이 있을 수도 있겠다. 바로 그 거대 불상이다.

만불보전 앞마당에는 인등대탑이 자리잡고 있다. 인도의 부다가야에 있는 대탑을 축소해 만든 탑답게 이국적인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인등대탑 앞으로 수많은 동자보살상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유자영가(幼子靈駕) 동자상. 낙태나 유산으로 인해 세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어린 생명들을 상징하는 동자상이라고 한다. 고개를 숙인다. 삶이 힘들다며 운수대통을 빌러 온 자신이, 그 삶조차 연을 맺지 못한 어린 생명들 앞에서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인등대탑과 마주한 곳에는 3층 규모로 건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범종각이 있다. 전남 화순 쌍봉사 3층목탑을 그대로 재현한 범종각은 높이가 20m나 된다.

이런 여러 볼거리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절간 곳곳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불상들이다. 여러 거대 불상을 비롯해 작은 불상들까지, 모두 모두 20만 개 이상의 불상이 있다고. 이 정도면 일일이 세어보면서 확인하는 것도 포기해야 할 듯하다.

만불사를 찾는 사람들은 으레 만불사 인근의 돌할매공원도 함께 둘러본다. 이곳 역시 소원 성취의 명소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만불사의 효험만으로 부족하냐고? 다다익선이라고, 치성도 가급적 많은 곳에서 드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북안면 산기슭에 위치한 돌할매공원은 사실 썰렁하기 그지 없다. 공원 팻말과 함께 인자하신 할머니의 상이 덩그러니 있는 것이 전부. 그러나 정작 효험 있는 돌할매는 공원 밖에 자리하고 있다. 돌할매라고 해 봐야 '할매'랑은 별 상관 없게 생겼다. 타조 알만 한 크기의 동그란 돌이다. 그런데 이 돌이 그렇게 영험이 있단다.

먼저 합장한 후 삼배를 하고 돌을 한 번 들어올려 본다. 10㎏ 정도의 무게라 웬만한 어른이라면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그러고는 자세를 고쳐잡고 돌 앞에 서서 자신의 이름과 나이, 주소를 읊조린 후 소원을 말하고 다시 한 번 돌을 들어올려 본다. 처음보다 돌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증표. 그렇지 않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예로부터 인근 마을의 신으로 모셔졌다는 이 돌할매는 100년 이상 마을의 대소사나 각 가정의 길흉화복을 점치는데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더욱 그 효험을 믿게 한다.

물론 기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닐 테다. 거기에만 매달려서 될 일도 아니다. 기도의 내용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각자의 노력이다. 그리고 기도는 그 노력을 일깨우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로 충분하다. 그래도 기도 한 번으로 왠지 올 한 해가 자~알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것만으로 당일치기 여행의 의의로 좋지 아니한가.

 글·사진=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찾아가는 길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IC를 지나 건천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곧장 좌회전, 그리고 곧이어 좌회전해서 국도 20호선으로 옮겨 탄다. 이후 북건천IC에서 영천 방면 국도 4호선으로 바꾼 후 '만불사' 혹은 '만불산' 이정표를 따라 가다 도로 오른쪽 샛길로 빠지면 만불사 입구가 나온다.

돌할매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만불사에서 국도 4호선을 타고 영천 방면으로 계속 진행하다 반계교라는 다리를 건너 곧바로 나오는 샛길로 빠진다. 이후 철도 건널목을 건너 하천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돌할매공원에 도착한다. 김종열 기자

 

 

 

출처: 부산일보

 

 

[위 기사는 영천 만불사에서 스크랩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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