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무너지고 갈등이 깊어진 강정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제주불교계가 나선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과 제주불교연합회(회장 성효 스님)은 12월 13일 오후 2시 제주 강정마을 강정포구에서 ‘국민화합과 사회통합 강정의 안녕과 희망을 위한 마을 용왕대재’(이하 용왕대재)를 봉행한다.

‘우리는 이웃사촌, 강정의 하나됨을 위하여’라는 행사 부제가 붙은 용왕대재는 조계종, 태고종, 법화종, 천태종, 일붕선교종 등 제주불교연합회 산하 모든 종단과 제주도 내 각 사찰(사암)이 함께 주관한다. 또한  이 행사를 위해 제주불교연합회와 제주지역의 재가 및 신행단체, 조계종 총무원, 강정마을 주민 등으로 ‘강정용왕대재추진위원회’(위원장 성효 스님)를 구성해 제반 실무 작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 강정마을은 400년 동안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모두가 이웃사촌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2007년부터 불거진 제주해군기지 문제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져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이다. 해마다 열리던 용왕제나 별포제 등 동제도 5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용왕대재는 강정마을 주민 대다수가 불자인 것에 착안해 마을 전통행사인 ‘용왕제’와 불교의식인 ‘재’를 결합한 용왕대재 형태로 진행된다. 불교계가 주도해 강정마을 사람들의 고단하고 지치고 응어리지고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이를 통해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400년 역사를 가진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강정마을의 문제를 사회 통합적, 국민 화합적 관점에서 풀어내자는 취지다.

용왕제 의식은 제주지방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례 보유자인 구암 스님과 전수자·이수자 회원 외 제주교구 범패 스님 등 12분이 어장 및 증명을 맡아 진행한다. 불·보살·성현을 모시는 시련(侍輦)으로 시작해 부처님이 그려진 괘불을 모시는 괘불이운, 불법의 수호신인 신중을 초청하는 신중작법(神衆作法), 진언을 하며 바라춤을 추는 천수바라, 관세음보살님에게 기도를 드리는 관음기도, 부처님·보살님·신중님 등에게 공양을 바치고 소원을 비는 의식인 권공(勸供), 징·북·목탁 등의 타악기를 치며 회심곡 등을 부르는 화청(和請), 관음정근, 축원, 수중고혼께 공양을 베푸는 회향시식 강정마을 주민들이 소원을 적은 다라니를 태우는 다라니 소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용왕제 의식 가운데 진행되는 법회는 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 법담 스님이 봉행사를 올리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법어를 할 예정이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제주 관음사 주지 성효 스님이 강정평화기원발원문을 낭독한다. 1부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는 강정마을민속보존회의 마을 길놀이와 어울림한마당 등으로 마무리 된다.

강정용왕대재추진위원회는 “마을 주민 모두가 상처 받았다. 해군기지와 상관없이 마을 사람들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이번 용왕대재를 계기로 마을주민들이 서로 상처를 씻어내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던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제주불교계 강정마을 용왕대재 기자회견 모습.

출처 : 조계종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