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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량부라는 불교학파 정체를 규명하다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이 책은 ‘상좌(上座) 슈리라타와 경부비바사(經部毘婆沙) 연구’의 제1부로서 《구사론》 상에서 비로소 그 이름을 드러내는 경량부(經量部)라는 불교학파의 정체를 구명한 것이다.

경량부는 비바사사(毘婆沙師, 설일체유부)·중관·유식과 함께 인도불교 4대 학파의 하나로 일컬어지면서도 그들의 사상은 물론 그 정체조차 알려지지 않았으며, 알려진 것조차 거의 대개는 세친(世親)과 선대궤범사(先代軌範師)를 통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세친을 경량부 논사로, 경량부 또한 다만 유부의 이단파 정도로 이해해 왔다.

결론적으로 경량부는 상좌 슈리라타 계통의 일군의 비유자들의 자칭이다. 그들은 “(누가 설한 것이든) 법성(法性)에 어긋나지 않으면 불설(佛說)”이라는 설일체유부의 불설론(佛說論)을 비판하고 불타에 의해 직접 설해진 현료(顯了)의 불설(佛說)을 요의경(了義經)으로 간주하여 “이러한 경(經)만을 지식의 근거〔量〕로 삼는 이”라는 의미에서 ‘경량부’로 자칭하였다. 그리고 세친(世親)과 그의 (선대)궤범사는 본래 유부(有部)의 이사(異師)였던 서방의 간다라논사 계통이었지만, 이들 상좌 일파와 가까이하고 견해를 함께 하기도 하였으며, 특히 세친은 이들의 사유에 기초하여 《구사론》을 저술하였기 때문에 역시 ‘경량부’(혹은 ‘外方의 경량부’)나 ‘비유자’로 불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세친과 동시대 인물로서 《구사론》 상의 이설(異說)을 비판하고 카슈미르 유부 비바사의 정의(正義)를 밝힌 중현의 《아비달마순정이론(阿毘達磨順正理論)》의 분석을 통해 얻어진 것이었다. 이 책은 세 편으로 구성되었다.

제1편 ‘예비적 고찰’에서는 전통적으로 불교 부파에 관한 기본사료로 간주된 《이부종륜론》에서의 경량부(혹은 說轉部)와, 경량부 원류(혹은 本師)나 계통으로 알려진 쿠마라라타/하리발마에 대해 검토하였고, 본 연구의 토대가 된 중현과 그의 《순정리론》을 둘러싼 제 문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제2편 ‘상좌 슈리라타와 경량부’에서는 먼저 규기(窺基)가 전한 상좌 슈리라타(室利羅多)와 그의 《경량비바사(經部毘婆沙)》의 존재를 실제로 《순정리론》 상에서 확인하고, 《순정리론》, 《잡아비담심론》, 《[아비달마디파》에서의 비유자/경량부와 《대비바사론》에서의 비유자의 관계, 이들과 상좌의 관련성, 그리고 이들 두 명칭의 의미와 관계, ‘경량부’라는 명칭의 유래가 된 상좌의 불설론(佛說論) 등에 대해 검토하였고, 상좌일파의 선사(先師) 혹은 조사(祖師)라는 뉘앙스로 언급된 구마라설마(鳩摩羅設摩)의 문송(文頌)과 선질략(扇帙略)의 논문(論門)을 통해 비유자/경량부의 연원과 갈래를 추구하였다.

그리고 제3편 ‘세친과 경량부’에서는 중현의 암묵적 증언을 통해 《구사론》에서의 경량부는 대체로 상좌 학설에 대한 세친의 이해로, 세친은 비록 상좌 일파(上座宗 = 경량부)와 가까이하였을지라도 그와 그의 선대궤범사(마도 sthavira Vasubandhu)는 ‘외방(外方, 혹은 西方)’인 간다라논사 계통의 유부(有部)였음을 논구하였다.

싸아이알 / 1056쪽 / A5 / 6만 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2012-11-23 / 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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