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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 속에서 길어 올린 진리들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수필가 문윤정의 《외로운 존재는 자신을 즐긴다》. 1998년 문예지 ‘에세이문학’ 겨울호를 통해 문단에 나온 저자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문학적 사유를 다룬 수필, 여행을 통한 사유를 담은 수필, 불교적 사유를 살펴본 수필, 그리고 ‘나’를 중심으로 한 수필을 수록하고 있다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즐기는 가운데 길어 올린 삶의 평범한 진실들과 진리들!

작가 문윤정은 이미 우리 시대의 선지식 및 선승에 대한 인터뷰집, 인도ㆍ네팔 기행집, 그리고 선사들의 일화집 등 꾸준히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 자기 자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에세이집 《외로운 존재는 자신을 즐긴다》를 출간하였다.

사실 작가 문윤정에게 있어서 문학의 본령은 본인이 스스로 밝힌 대로 수필이다. 한 마디로 그녀에게 수필이란 구원과도 같은 것이다. 그녀는 수필을 통해서 그녀 안의 응어리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고, 생(生)의 방향도 잡을 수 있었다고 내밀하게 고백한다.

조지프 캠벨이 그랬던가? 지금 하는 일에 살아 있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어쩌면 작가 문윤정은 글쓰기를 통해서 그녀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영혼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작가 자신을 중심으로 한 글들이 실려 있고, 2부는 작가의 문학적 사유를, 3부는 여행을 통한 사유를, 4부는 작가의 불교적 사유를 다룬 글들이 실려 있다.

작가 문윤정의 사유의 원천은 경주에 있다고 해도 그리 과언은 아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반월성, 안압지, 계림을 놀이터인 양 열심히 쏘다녔으며, 특히 미추왕릉은 신나는 놀이터였다. 철이 들어서는 원효대사가 지나다녔던 남천의 다리를 오고가면서 인생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였다. 그래서일까? 1부와 2부의 글들 곳곳에서는 고향 경주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알알이 박혀 있다. 특히 2부의 글들에는 그와 동시에 문학을 통한 사유의 편린들도 함께 펼쳐져 있다.

3부의 글들에는 인도, 네팔, 파키스탄, 중국, 터키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고, 이해하고, 들은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녀의 이와 같은 다채로운 여행 경력은 그녀 생각의 지평을 국제적인 감각으로 확장시켜주었는데, 때로는 시공을 뛰어넘어 소크라테스를 만나는가 하면, 때로는 헤라클레이토스를 만나기도 한다.

4부의 글들에는 불교적인 사유에 관한 것들로 엮어져 있다. 아무래도 작가가 불교 언론지에서 5년 넘게 객원기자 생활을 한 만큼 자연히 그쪽 방면의 글들을 많이 쓰게 되리란 건 자명한 일이다. 그런 만큼 4부의 글들 곳곳에서는 그녀가 승속(僧俗)을 넘나들면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들은 삶의 지혜와 가르침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그것은 그녀가 던지는 인생의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답과 다를 바 없다.

작가 문윤정의 글들은 하나같이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길어진 것이다. 그녀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 고독과 외로움의 시간들을 즐긴다. 외로운 사람들은 자신을 만끽할 수밖에 없고, 홀로 즐기는 가운데서야 정제된 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간된 그녀의 《외로운 존재는 자신을 즐긴다》는 그런 고독의 한가운데서 빚어진 정화수인 것이다.

바움 / 254쪽 / A5 / 1만 2000원


출처 : 출판사 서평

2012-11-05 / 4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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