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예비 스님(사미, 식차마나니)들이 사후 사유재산을 종단에 출연한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다.

사미 155명, 식차마나니 121명 등 276명의 예비 스님들은 4월 7일 김천 직지사 만덕전에서 유언장과 증여계약서, 사인(死因) 증여계약서 등을 작성해 종단에 제출했다.

총무국장 종민 스님의 설명을 듣고 관련 서류를 작성한 식차마나니 세광 스님(동화사)은 “출가수행자로서 부처님처럼 가볍고 청빈하게 살도록 종단이 제도를 마련해줘 고마웠다. 기쁜 마음으로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사미 혜운 스님(봉선사)도 “유언장 작성을 통해 더 열심히 수행ㆍ정진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계종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도 “비구계는 정식으로 부처님 제자가 되는 일”이라며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불가에 몸담은  스님으로서 그 재산을 종단에 귀속시킨다는 발원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고산 스님은 또 “죽어서 지고도 못가는 재산을 종단에 귀속시키지 않으면 어디로 주겠냐”며 “스님이라면 염주 하나, 주장자까지도 모두 절에 남기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예비 스님들이 서약서를 제출한 것은 ‘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종단 출연에 관한 령’에 따른 것이다.

‘승려 개인명의 재산의 종단 출연에 관한 령’은  스님들이 출가하여 수행정진을 통해 형성한 개인명의의 재산이 갑작스런 입적 등에 따라 속가로 귀속되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 남은 재산이 속인들과의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또 스님 입적 후 생전에 그 귀속처를 정하지 않은 재산은 승가복지와 승려교육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사후 사유재산 종단 귀속 대상은 종단 소속 모든  스님이며, 대한불교조계종 유지재단, 재적본사, 재직 및 거주사찰, 종단 관장 하의 법인 등에 출연할 수 있다. 사유재산의 종단 출연 신고방법은 분한신고 시, 사미·사미니계 수계 시, 구족계 수계 시, 각급 고시 응시 시, 각급 법계 품수 시, 주지 품신 시에 하게 된다.

한편, 지난 3월 31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제30회 단일계단 구족계 수계산림에서 유언장 등을 작성한 예비 스님들은 4월 8일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으로부터 구족계를 받고 비구(니)  스님이 되어 수행과 포교에 나서게 된다.

<사진> 사미  스님들이 유언장 등을 작성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