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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난다의 시선으로 본 붓다의 삶과 가르침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나는 이렇게 들었다.”

모든 불교 경전이 시작되는 이 말의 주인공이 아난다이다. 붓다의 사촌 동생이며, 붓다를 오랜 동안 가장 가까이서 모셨고(후반기 25년간 시자), 경이로운 기억력을 가졌으나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해 번민하고 괴로워했던 아난다를 화자로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이후 고향인 까삘라성을 찾을 때부터 꾸시나라 사라나무밑에서 반열반(아라한의 죽음)에 이를 때까지 붓다 40여년의 여정을 그렸다.

붓다의 제자들과 당시 마가다국과 꼬살라국이라는 강력한 두 국가의 왕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붓다의 어떤 가르침을 듣고 어떻게 깨달음에 다가갔는지 과연 깨달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부처님 시대의 원음인 빠알리 초기경전을 바탕으로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인 사성제와 팔정도(중도), 연기(12연기) 그리고 수행 체계로써 사띠빠타나(satipatthana, 念處, 사념처 수행)를 이야기 한다.

『따타가따(如來)』는 진리를 찾아 헤매던 영화감독 장선우가 드디어 인류 최고의 스승을 만나고 그 가르침에 환희와 전율을 느끼며 쓴 책으로 누구나 읽고, 이해하고, 다가가기 쉽게 시나리오 형식을 빌려 6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새로운 형태의 경전이기도 하다.

장선우는 대표적 대승불교 경전인 화엄경을 제목으로 한 영화<화엄경>으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수상했으며, 금강경 사구게를 모티브로 한 영화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을 만들어 세상을 시끄럽게 하기도 했던 감독이다. 진리 대한 갈망으로 관객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구하고자 애쓰던 작가가 빠알리어로 전승된 초기경전을 통해 마침내 붓다라는 인류 최고의 스승을 만나고 그 환희와 전율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읽는 시나리오 ‘따타가따(여래)’를 6년의 집필 끝에 세상에 내놓으며 자유로운 철학자에서 수행자로의 탈바꿈에 성공했다.

부처님의 원음인 빠알리 초기경전이 한국에서 번역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여 년 전이다. 그 짧은 전래 역사 속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이 출간된다는 것은 사실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영화든 문학이든 전기이든 간에 한 개인이 붓다를 전면으로 다룬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이 지난한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붓다를 다룬 작가나 작품이 희소하다는 점은 이의 어려움을 말해준다. 그나마도 붓다를 다룬 대부분의 예술 작품들이 붓다의 탄생부터 출가와 고행을 거쳐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치우쳐져있다면, 이 책은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된 이후부터 반열반(아라한의 죽음)에 이를 때까지의 여정을 담으면서 인간과 신들의 스승으로 살다간 여래如來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놀라움을 넘어 뭉클한 전율로 다가온다. 또한 170여개에 달하는 주석은 이 책이 얼마나 당대 묘사의 정확성과 붓다의 가르침(담마)에 충실했는지도 말해준다. 주가 달린 현학적인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고 오히려 깊어진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독자들은 뛰어난 사실성과 문학적 감동을 통해 영화적 상상력을 드높이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붓다는 과연 누구인지, 붓다는 어떤 삶을 사셨는지, 흔히 깨달음, 깨달음 하는데 깨달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근기가 깊은 독자들은 책을 읽는 동안 문득 지고의 행복이라는 닙바나(열반)를 일별하게되거나, 아니면 갑자기 공부(수행)가 너무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따타가따(Tathāgata, 如來)’란 그런 것이다.

물고기북스 / 385쪽 / 2만 2000원

출처 : 출판사 서평

2012-07-09 / 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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