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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랑 같이 오니까 좋아요” [만불사에서 만난 사람들] 글자크게글자작게

 

“아빠랑, 엄마랑 같이 만불사에 많이 왔었어요. 오늘은 할머니 따라 왔어요. 할머니랑 같이 오니까 좋아요.”

할머니 김성자(65) 불자와 함께 만불사를 찾은 김나연(4) 양. 나연 양은 서투른 말투로 부모님과 함께 만불사에 오는 것만큼 할머니와 같이 온 것도 좋다고 한다.

수각대 물을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던 나연 양은 도량이 넓어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있어서 만불사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와서 친견한 부처님도 제법 익숙한 눈치였다.

할머니 김성자 불자는 “나연이가 만불보전을 좋아해요. 부처님도 많고, 자기가 보기에 여러 가지 신기한 것들도 많은가 봐요. 그래서인지 만불보전에만 들어가면 절도 제법 잘한답니다”라고 말한다.

할머니의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나연이는 “나연이 오늘 절 많이 했지?”라는 김성자 불자의 물음에 “예”라는 말과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조금은 부끄러운 듯 할머니 품에 안겼다.

요즘 아이 같지 않게 할머니에게 꼬박 꼬박 존댓말을 하는 나연이. 할머니는 그런 나연이의 행동 하나 하나가 예쁘고 대견스럽기만 하다.

그녀는 “손녀가 얼마나 예쁜지요. 제가 나연이에게 질문을 하면 또박 또박 존댓말을 써가며 대답을 해요.”라며 손녀 자랑에 여념이 없다.

할머니의 말을 듣고 나연 양은 또 어디론지 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 이를 알아차린 김성자 불자는 “법당에 갈까?”라며 손녀의 손을 잡았다. 나연 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에는 아빠, 엄마랑, 할머니랑 같이 와요”라고 말한다.

일을 하시느라 함께 하지 못한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하고픈 모양이다. “안녕히 계세요”라며 배꼽인사를 하는 나연 양의 모습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배어났다.


김나연 /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2008-08-19 / 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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