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만불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어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분이 만불신문을 보기도 했고요. 그 분에게 만불신문을 빌려 보기도 했어요. 사실 저는 천주교 신자거든요. 그래도 사찰에는 자주 다녀요. 크게 거부감은 없거든요. 만불산은 참 웅장하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인 것 같아요.”
천주교 신자라고 밝힌 김은경(28) 씨는 주말을 이용해 남편 최준배(34) 씨와 아들 최준영(4) 군, 그리고 조카 김현진(8) 양과 함께 만불산을 찾았다. 가끔 시간을 내 절에 관광차 사찰을 찾는다는 김 씨는 웅장하면서도 볼거리가 많은 만불산이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만불산에 들어서자마자 불사접수처에 들러 남편의 사업번창과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지 불사에 동참한 그는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범종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소범종을 타종하면서 자신이 기록한 소원이 이뤄지길 다시 한번 기원하는 듯 했다.
“불사접수처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여쭤 봤더니 위에 누워 계시는 부처님이 있다고 해서 가보려고요. 그리고 고속도로에서도 보이는 큰 부처님이 있는 곳에도 올라 가보고 싶어요.”
극락도량 5지역에 조성된 와불 부처님과 아미타동산에 우뚝 솟은 영천대불을 친견하겠다고 말한 김 씨는 옆에서 조금은 낮설어 하는 조카 현진 양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사실 교회에 다니는 조카가 절에는 처음이라 어색해 했기 때문이다.
“조카가 절에는 처음이라 조금은 어색해 하는 것 같아요. 둘러보고 싶은 곳은 많은 데 현진이가 꺼려하면 다시 생각해 봐야 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다 둘러보고 싶어요. 다른 종교를 접해보는 것도 하나의 산 교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 씨는 조카에게 새로운 종교를 소개시키고, 그곳에서 적응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했다. 무조건적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보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시키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조카와 함께 범종각에 조성된 소범종을 치면서 조카에게 흥미 거리를 찾게 해 주었다. 김 씨는 현진이가 조금은 마음을 여는 듯 보이자 그를 이끌고 영천대불이 조성된 아미타동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색다른 체험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