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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치유명상”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차 한 잔 여유롭게 마실 수 없는 현대인. 그 치열한 삶의 가운데 문득 괴로움이 밀려오면,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애써 가라앉히려 노력한다. 이유를 알 수 없기에 치유할 수도 없는 고통, 감추기에 급급했던 성처를 이형록 박사는 ‘그저 바라보라’고 권한다.

“빈 항아리의 내부는 공간으로 충만하다. 비어 있지만 가득 차 있다. 공간이 공간을 차지한다. 깨진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려면, 물을 항아리에 부을 것이 아니라 물속에 집어넣으면 된다.” (42쪽)

아픔의 현상은 같다. 마음에 깊이 각인된 생채기를 손댄다고 그 크기가 작아지거나 커지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고통일 수 있고 희망일 수 있다. 마하샨띠 이형록 박사는 아프고 공허한 마음을 ‘충만의 고요’에 내려놓으라 말한다. 텅 빈 마음이 ‘고요함’이고, 고요함의 충만이 ‘텅 빈 충만’이라는 것이다. 공간이 없으면 울림도 없듯 텅 빈 곳에 영혼의 울림이 있다. 이렇듯 영혼을 ‘충만의 고요, 텅 빈 충만’으로 바라보는 방법이 ‘명상’이다.

명상은 우리 내면에 덕지덕지 묻어 있는 아픔을 보듬어준다. 이형록 박사의 시선을 닮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뻣뻣하게 굳어 무엇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마음은 첫 장을 펼치면서 꿈틀댈 것이다. 함께 바라보며 명상하는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아픔의 타래들은 스르르 풀어지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는 한결 말랑말랑해진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명상은 체험하는 것

주목해야 할 점은 선각자로서의 조바심이 책에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그저… 바라보기》는 여타 자기계발서와 달리 어떤 강요도 하지 않는다. 왜 상처가 생겼는지 알아보라고, 이렇게 하면 나을 수 있다고 닦달하지도 않는다. 안온한 마음 상태는 ‘체험하는 것’이지 글로 설명하는 게 아닌 까닭이다.

“담배 한 모금, 알싸한 술 한 잔에 삶이 한 뼘쯤 이완되기도 한다.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번뇌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언가에 기대어야 하는 나약함. 우리의 서글픈 모습이기도 하다.”(78쪽)

아픔을 놓으려 한다고 놓아지는 것은 아니다. 버린다는 생각만으로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비운다고 비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으로 저절로 놓아지고, 버려지고, 비워지는 것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삶에 치여 애써 외면했던 것, 애써 모른 척했던 것들을 마음 밖으로 꺼내놓는 것으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그저 바라보면, 그저 느낄 수 있다. 이형록 박사는 우리 안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출퇴근길에서도 할 수 있는 명상법

3부 15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그저… 바라보기》에는 이형록 박사가 마주친 명상의 찰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록된 사진들은 그가 직접 마주한 장면들로, 명상의 깊이는 더욱 깊게 마음의 너비는 더욱 넓게 만들어준다.

아울러 각 장마다 하나씩 ‘가슴치유 명상’, ‘회전 명상’, ‘노 마인드 명상’ 등 15가지 명상법을 소개하고 있다. 명상이나 요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이고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이들까지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끔 구성하였다. 장소나 도구에 제약이 없어서 누구나 잠깐의 여유만 있다면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이형록 박사와 함께 바라보고, 그가 소개해준 명상법을 실행에 옮긴다면 서서히 밝아오는 마음의 상태를 맞이할 것이다.

■ 추천사

신상환 (인도 비스바 바라띠 타고르대학 인도·티베트학 교수)

인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나는 귀국할 때면 요가철학자 마하샨띠 이형록 선생님을 뵙기 위해 지리산 자락에 머문다. 선생님은 당신의 수행자 이름, 마하(크다)와 샨띠(평화)가 매우 잘 어울리는 분이다. 맑은 눈, 수행자들을 감싸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요가계에서도 존경을 받는다. 선생님이 쓰신 치유 명상 에세이 《그저… 바라보기》를 읽으며, 휴양지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참 편해졌다.

각박하고 메말라가는 요즘, 선생님의 오랜 수행 결과물인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마하샨띠’ 위대한 평온을 얻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 저자 이형록

저자 마하샨띠(Mahasanti) 이형록은 한국인 최초로 인도 바나라스 힌두대학교에서 요가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요가철학자이다. 현재 지리산 자락 고요한 숲속에서 원장으로 머물며, ‘바라봄과 깨우침의 철학’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명상캠프와 만남의 장, 강연 등을 하고 있으며 인도 바나라스 힌두대학교의 박사논문 해외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신세계원,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기공학과, 아세아대학교 대체요법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동의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등에서 강의를 했으며, 춘해대학 요가과 교수를 역임했다. 『요가지도자와 수행자를 위한 Yoga V. 건강과 치유를 위한 요가』, 『고전 요가와 하타 요가』(공저)를 발간했다. , <명상법으로서의 만뜨라(Mantra)의 원리와 그 실천 수행법>, <요가의 수행법이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요가심리학에 있어서의 마음에 관한 분석적 연구> 외 딴뜨리즘, 꾼달리니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이룸나무 / 240쪽 / 1만 4000원

출처 : 출판사 서평

2012-07-02 / 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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