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순복음 교인인 저자가 ‘진정 나는 무엇이고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고자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3년간 수행하며 얻은 깨달음을 담은 영적 여행기이다. 교회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성경이 말하는 진짜 ‘진리’와 이를 통한 ‘자유’를 구하는 신앙인의 치열한 구도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에 이끌려 저자는 처음으로 교회에 발을 디뎠다. 박수로 맞이하는 환영 인사와 달콤한 사탕이 좋았지만 우리 모두가 죄인이며 이 원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죄 사함을 받기 위해 줄곧 주일을 목숨처럼 챙기고, 주일헌금과 건축헌금을 성실하게 내며,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쌍한 영혼들을 구하기 위해 전도에도 나섰다. 믿는 만큼 알아서 복 주시는 하나님 덕분에 승승장구 하는 일마다 잘 풀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겉으로는 성실한 기독교인일지 모르지만 불신자들에게는 영적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의 안위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도구로 ‘오직 예수’를 외치기 시작했음을 깨닫는다.
저자는 자신의 신앙을 되찾기 위해, 하나님을 믿고 그 믿음에 대한 대가로 복을 구하는 교회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주는 자본주의적인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바른 이해로 인도하는 하나님을 스스로 찾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노정에서 불교를 만나게 된다. 참선과 수행으로 참나를 찾아가는 수행자의 삶은 ‘진정 나는 무엇이고,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답으로 서서히 인도한다. 종교 간의 벽을 넘어서 진리를 찾기 위해 불교의 가르침을 내면화한 저자는 행자 생활을 마치고 비구니가 되어, 마침내 교회가 아닌 선방에서 하나님과 자신이 둘이 아니며 결국 하나임을 깨닫는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짜 하나님을 만난다.
더 행복한 신앙인의 길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하나님에 이르는 길이 교회 목사님의 말씀처럼 결코 십자가 아래에서만 이루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으로 불교를 통해서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며 다른 종교를 마귀로 형상화하는 설교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며, 이 같은 교회의 배타성을 저자는 강하게 비판한다. 오히려 진정한 하나님은 도처에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나와 다른 종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배척하고 전도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앙을 나의 신앙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제일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며, 자비를 설하신 부처의 말씀을 따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인과 불자의 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진정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이유가 이처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과 미움으로 상대를 대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꼬집어 말한다.
비구니가 되어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고 마음의 평화를 찾은 저자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마음을 닦는다고 고백한다. 이는 행복한 신앙인의 모습이 내 종교만 진리라고 믿고, 그 진리를 목숨처럼 지키며, 그 규율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선을 모두 거두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빗질하며 욕심을 하나씩 덜어내고 미움을 하나씩 덜어내는 그 힘겨운 싸움에 있음을 보여준다. 신도 수와 예배당의 크기를 키우며 양적 팽창에 집중해 온 교회의 모습에 비추어 볼 때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분투했던 저자의 남다른 여정은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참된 신앙인의 길을 무엇인지 질문과 함께 답을 던진다.
추천사
지금 한국의 경우 불교와 기독교가 대화와 협력 관계라기보다 오히려 독백과 적대 관계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여기 이 책의 저자는 불교 기독교 간의 이런 부정적인 관계가 불가피한 현실이 아니라는 것, 두 종교가 화합하고 협력할 때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의 생생한 수행기를 통해 몸소 보여주고 있다. - 오강남 교수(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 『예수는 없다』 저자)
다른 이와 마주하고 있을 때 하느님은 어디에 계실까? 흔히 사람들은 내 안에 있거나 저이 안에 있다고, 택일하려 한다. 그러면 내가 옳거나 저이가 옳다. 한데 하느님은 내 안에도 저이 안에도 있지 않고, 우리 ‘사이에’ 있다고 하면 안 될까. 신에 관한 현대 신학의 중요한 논점의 하나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이 말 속에 담긴 성찰이 그렇다. 하느님은 선방에서 누군가에게 깨달음을 주었듯이, 나와 저이 사이에서, 나를 저이의 집으로 초대하고, 저이를 나의 집으로 모셔서, 나에게 저이의 언어로 깨침을 주고, 저이에게 나의 말로 깨침을 준다. 하느님은 사이에 계시고, 그 사이에서 만남과 성찰을 선사한다. 그러한 사이에 계신 하느님을 몸으로 전해준 저자 성소은 님께 경의를 표한다. -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저자)
저자의 종교 순례 여정이 한편의 소설처럼 맛깔스럽게 묘사되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든다. 진리 추구에 목마른 구도자의 신앙 고백이며 영적 순례기이다. 우리 모두는 진리를 향한 다정한 길벗이며 새로운 눈뜸을 통해서 종교 간의 깊은 만남이 가능함을 보여준다.“너는 완전히 틀렸어, 나만 옳아!”라는 편협한 태도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일깨우는 데 꼭 필요한 책이다.
-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
삼인 / 298쪽 / 1만 3000원
출처 :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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