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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빠, 아프지마… [신행/포교/복지] 글자크게글자작게

 

“애들만큼은 밥 굶기지 말아야지”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고된 일을 하면서 아버지는 한결 같았습니다. 삼남매가 일어나기도 전에 일찍 출근해서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하기도 어려웠던 부지런한 아버지.

꽁꽁 언 지난 겨울 1월 14일 아버지 이기식 씨는 여느 때처럼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몸이 무겁고 피곤했지만 고된 일을 하다 보니 하루 이틀 일이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다 결국 현장에서 일을 하다 갑자기 쓰러져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 온 아버지. 그 무섭다는 뇌출혈이었습니다. 더 늦었다간 영영 가족 곁을 떠날 뻔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달려온 가족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곁을 지켰습니다. 가족을 두고 갈 수 없었던지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후유증으로 우측 마비, 언어장애, 인지력이 떨어져 재활 치료 중인 아버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따뜻한 손을 잡을 수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병원에서는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받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뚜렷한 호전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버지가 건강해질 것을 믿습니다. 매일 땀 흘리면서 재활치료를 힘겹게 받는 아버지를 보면 꼭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늘어가는 치료비와 빚 문제입니다. 앞으로 1400만 원이나 되는 치료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치료비와 생활고에 진 빚까지 합쳐서 1억 원이 넘습니다. 이러다 엄마, 아빠, 할머니, 삼남매 모두 함께 살아 온 작은 보금자리마저 내 놓으면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합니다.

중학교 1, 2, 3학년인 삼남매는 철모를 나이인데 벌써 어른스럽게 집안 형편을 걱정합니다. “차라리 고등학생이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건데” 하며 한 숨 쉬는 중3 큰 딸. 병수발 드는 엄마 대신 집안 살림을 살피느라 공부할 새도, 친구와 떡볶이를 사먹을 새도 없습니다.

그래도 가족은 웃습니다. 울면 아픈 아빠가 미안해 할까봐. 어두운 터널에서 살아 돌아온 아빠가 고맙고,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아직 초등학생처럼 어려 보이는 중1 막내딸은 아빠 손을 꼭 잡고 말합니다.

“우리 아빠, 아프지마…”

마비증세가 심해 잘 웃지 못하는 아버지는 그저 따뜻하게 딸을 바라봅니다. 여러분, 어렵지만 서로 손잡고 가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여섯 식구를 보듬어 주세요.

후원계좌 농협 053-01-243778 예금주:생명나눔
출처 : 생명나눔실천본부 홈페이지(http://www.lisa.or.kr)

2012-06-18 / 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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