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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 ‘신중 - 불교의 수호신들’ 테마전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올해 부처님오신날에 즈음하여 9월 8일까지 박물관 2층 서화관 불교회화실에서 테마전 ‘신중神衆 - 불교의 수호신들’을 개최한다. 이번 테마전에는 조선 후기 신중도 및 관련 유물 27점이 전시된다.

‘신중神衆’이란 부처나 보살보다 위계가 낮은 불교의 수호신들을 가리킨다. 본래 인도의 신화와 종교에서 유래한 신들이지만, 불교에서는 이들을 수용하여 부처와 그 가르침을 수호하는 신들로 삼았다. 불화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신중도는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와도 같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조선시대에는 신중에 대한 신앙이 매우 성행하여 제석천, 범천, 위태천 등 불교의 여러 수호신을 그린 신중도가 대량으로 제작되었다.

1부 ‘신들의 제왕 제석천’에서는 신중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제석천도가 소개된다. 제석천은 본래 고대 인도의 신 인드라Indra로 벼락을 무기로 악마를 정복하는 신들의 제왕이었다. 조선시대 불화에서는 여신 혹은 귀부인의 형상으로 표현되었으며 장수와 복을 주는 역할을 하였다. 제석천도는 천룡팔부중을 그린 천룡도와 함께 한 쌍으로 제작되기도 하였는데, 제석천도와 천룡도는 이후 한 그림으로 합쳐져 제석천룡도가 되면서 본격적인 신중도로의 발달을 예고하였다.

2부 ‘용맹한 호법신 위태천’에서는 천룡도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위태천을 조명한다. 위태천은 본래 인도에서 악신들을 무찌르는 전투의 신이었던 스칸다Skanda에서 유래하였다. 합장한 팔로 무기를 받든 자세와 새 날개깃 투구는 위태천 특유의 화려한 모습이다. 천룡도의 우두머리 신이 된 위태천은 곧 제석천에 대응되는 신으로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다.

3부 ‘세 신이 모이다’에서는 조선 후기 신중도의 가장 전형적인 형식을 볼 수 있다. 제석천과 위태천에 이어 인도의 창조신 브라흐마Brahma였던 범천梵天이 신중도에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신중도에서는 점차 제석천, 범천, 위태천으로 구성되는 삼각형 구도가 전형적인 형식으로 자리잡았고, 조선 후기 신중도는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4부에서는 신중도의 또다른 주인공이었던 대자재천과 예적금강을 다룬다. 대자재천은 인도의 시바Shiva 신에서 유래하였는데, 신중도에서는 주로 팔이 여러 개이고 눈이 셋이거나 소를 탄 모습이다. 한편 예적금강은 신중도의 주요 신들 중에서 가장 나중에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눈길을 끈다. 경전에 의하면 예적금강은 석가모니불의 화신이라고 하며, 그의 주문에는 큰 힘이 있다고 믿어져 불교의식에서 자주 독송되었다. 치솟은 머리카락, 분노한 얼굴, 여러 개의 팔과 무기 등 강한 힘을 강조한 모습이 특징이다.

5부 ‘사방을 지키는 사천왕’에서는 신중도의 다른 신들과 달리 독립적인 불화로 자주 제작된 사천왕에 대해 살펴본다. 사천왕은 동방의 지국천왕持國天王, 서방의 광목천왕廣目天王, 남방의 증장천왕增長天王,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으로 구성되며, 조선시대에는 조각상이나 불화로 그려져 주로 사찰의 관문인 천왕문에서 사찰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을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으로 그려진 사천왕도와 조각으로 제작된 악귀상을 함께 전시하여 악귀를 밟고 있는 사천왕의 모습을 흥미롭게 재현하였다.

전시의 마지막인 6부 ‘신중에게 비는 마음’은 신중 신앙의 내용과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마련되었다. 신중도 한켠에 적힌 ‘오래 살기를 소원합니다[壽命長壽發願]’라는 문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중도를 조성하면서 빌었던 내용은 장수, 경사, 소원성취, 자손창성, 부귀영화 등 사는 동안 복을 누리며 재앙은 물리치고자 하는 바람이었다. 이처럼 신중도와 신중 신앙은 불교의 종교적 포용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일반 사람들의 삶과 기원을 가까이에서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테마전 <신중神衆-불교의 수호신들>은 불교나 불화를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 관람객들도 충분히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이다. 전시를 한 번 둘러보고 나면, 누가 누구인지 잘 알 수 없던 신중도의 여러 신들이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와 매력을 가진 존재들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관람객들이 신들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사람들의 소박한 소원을 간직한 불교의 수호신 그림, 신중도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 제석천도, 조선 1748년, 비단에 색, 86.7×59.2cm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보도자료

2013-05-27 / 4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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