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시죠”라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사실 이 세상에서 ‘안녕(安寧)’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또 내가‘안녕’ 해야 남들도 ‘안녕’ 해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돈을 많이 모아서 ‘안녕’하려고 하니 안 되는 겁니다. ‘안녕’한 것이 왜 중요하느냐. 그것은 편안한 세계, 바로 극락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으로 편안하고, 영적으로 편안한 것, 그것은 극락을 의미합니다.
‘안녕’하려면 무엇보다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또 가정이 화목하려면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윗단추를 잘 끼워야 합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부모님을 잘 모셔야한다는 말입니다.
부모님을 잘 모시면 자녀에 대한 걱정도 없어집니다. 이 사회가 노인문제를 자꾸 만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이·청소년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노인복지, 노인병원, 노인학대 방지센터 등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옛말에 “효행(孝行)은 백행(百行)의 기본이다”라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효행은 만선(萬善)의 기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부모를 잘 모시는 것이 세상에서 만 가지 착한 일의 기본이 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또 “천지신명 다 섬겨도 부모님 잘 섬기는 것만 못하다”고 설하셨습니다. 부모야말로 최고의 ‘신(神)’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제일인 ‘생명’을 만들어 길러주고, 옆에서 보호해 주셨는데 그보다 더한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은혜를 알고 갚는 사람은 보살이 되는 겁니다. 부모님 은혜가 이웃·국가·스승·자연의 은혜보다 으뜸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하고 나서 제자들을 이끌고 도리천에 가셨습니다. 그리고 마야부인을 계도하기 위해 90일간 설법했습니다. 목련존자는 지옥에 들어가서 부모를 구하려고 우란분재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역대 조사스님들도 부모에게 효를 다하셨습니다. 고구려스님 아도화상은 어머님의 뜻에 따라 신라에 가서 불교를 심었습니다. 신라의 김대성은 현세(現世)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하고, 전세(前世)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석굴암)를 창건했습니다.
어느날 원효대사의 제자들이 “스승이여! 어떻게 해야 부모에게 효도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효대사는 “부모님 생각으로 가득 차게 하거라. 그것이 바로 ‘효’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물질적으로 부모를 풍요롭게 하는 것은 효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 머리 속을 부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효입니다. 부모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데 불효를 할 수 있겠습니까.
효도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건강하고 성실한 것, 부모를 큰방에 모시고 봉양(奉養)하는 것, 외롭지 않게 때때로 대화 하는것, 용돈 드리고 사용처를 따지지 않는 것, 부모보다 호화롭게 살지 않는 것, 인과를 믿고 설법을 행하는 것 등도 효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운명(殞命)할 때 자식들이 울지 않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열반할 때 제자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내가 그동안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재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그렇게 설했거늘 너희들은 어찌 그렇게 우느냐”며 꾸짖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죽음은 헌 옷을 바꿔 입는 것에 불과합니다. 운전자가 사고로 고장 난 자동차를 새 차로 바꿔 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부모가 편안한 마음으로 극락세계로 가길 기원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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