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上堂하시어 拄杖子를 들어 大衆에게 보이시고, 〕
只這大死却活處 지저대사각활처는 古佛고불도 亦不會到역불회도라 所以道소이도호대 只許老胡知지허노호지하고 不許老胡會불허노호회로다.
다못 이 크게 죽어 문득 산 곳은 옛 부처도 또한 알아 이르지 못함이라. 그런 연고로 이르노니, 다만 늙은 노승이 앎知을 허락하고 늙은 노승이 앎會을 허락하지 않음이로다.
금일今日은 계사년癸巳年 하안거夏安居 입제일入齋日이라. 모든 대중은 각자 화두話頭를 성성惺惺하게 챙겨 일념一念이 지속指續되게금 혼신의 노력을 다 할지어다.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이 몸 받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던가?
하고 빈틈이 없도록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챙기되, 화두 한 생각이 흐르는 물처럼 쉬지 않고 흘러가도록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한 의심으로 화두를 밀고 밀지어다. 그렇게 무한히 노력하다보면 문득 화두일념話頭一念으로 삼매三昧에 들어 보고 듣는 모든 감각을 다 잊은 바보가 되고 목석木石이 되리니, 그 상태가 한 달이고 일 년이고 흘러가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면, 비로소 억만년 전 자기의 참 모습이 드러나게 됨이로다. 그러면 마음의 고향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 조사祖師스님들과 더불어 무한한 진리의 낙樂을 누리게 되리라.
결제結制에 임하는 사부대중四部大衆이여, 사바裟婆의 일생一生이 가지가지로 험난한 것은 다겁생多劫生으로 지어 온 못난 죄업罪業의 그림자가 항시 따라다녀 밝은 지혜智慧가 가리어져 있기 때문이니, 그러한 죄업의 그림자가 다 소멸된 이는 장애가 없어 뜻하는 대로 만사萬事를 원만히 성취해가는 법이로다. 그러니 모든 대중이 위없는 신심信心과 무한한 정진精進의 힘으로써, 이렇게 일상생활 가운데 마음의 지혜를 계발하는 참선법參禪法을 잘 닦고 행한다면, 나날이 남보다 앞서는 선견先見의 혜안慧眼을 갖추어 모든 악조건을 없애가리라. 금생今生에 견성見性하지 못하면 어느 생生에 또다시 이 견성법見性法을 만나리오. 모든 대중은 발심發心하고 또 발심하며 노력하고 노력할지어다.
석일昔日에 운문선사雲門禪師께서 법상法床에 올라 대중에게 ‘삼전어三傳語’를 들어 법문하셨다.
一, 如何是道여하시도닛고. 첫째는, 어떤 것이 진리의 도입니까?
二, 如何是 提婆宗여하시제바종이닛고. 둘째는, 어떤 것이 제바종입니까?
三, 如何是 吹毛劍여하시취모검이닛고. 셋째는, 어떤 것이 취모검입니까?
모든 대중이여, 산승이 어째서 팔만 사천八萬四千의 방편법문方便法門들은 마다하고 항시 이러한 어려운 법문法門을 하는가? 범부중생이 여러 생을 사람의 몸을 받더라 해도, 가장 높고 깊은 진리의 한마디 듣는 인연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희유한 일이고 매우 어렵기 때문이로다. 그 어렵고 심오한 법문이 귓전을 한 번만 스쳐 지나가더라도 많은 생에 지은 죄업의 그림자가 녹아 없어져 밝은 지혜가 드러나기 때문이니, 귓전을 스치는 한 마디의 법문일지라도 놓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 들어 금쪽같이 받아들여야 함이로다.
만약 사람이 있어 운문선사雲門禪師의 이 삼전어三傳語를 알아 얻을 것 같으면 일가견一家見을 구비俱備한 일방지사一方之師 대선지식가 되어 만인萬人을 지도指導하리라.
대중은 아시겠습니까?
直截根源人不識직절근원인불식이라 忙忙業識幾時休망망업식기시휴리요.
바로 근원根源을 끊음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지라, 많고 많은 업식業識을 어느 때에 쉬리요.
〔拄杖子로 法床을 한 번 치고 下座하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