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에 사는 정영선(59) 거사와 김봉순(55) 보살은 휴일이면 전국의 좋은 사찰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이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본 만불사의
수많은 부처님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던 터에 마침 남편과 시간이 맞아 만불사를 찾았다고.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여기오니 낮 12시네요. 광주에서 영천까지 멀기도 멀지만 초행길이라 어찌나 헤맸는지 몰라요”
하지만
김 보살은 막상 만불사의 수많은 부처님을 뵈니 힘든 여정이 금세 잊혀지는지 뼈가 시린 추운 날씨에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너무
웅장하고 좋네요, 화려하기도 하고요. 참배객들을 맞이하는 부처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요”
인등대탑과
만불보전을 둘러본 뒤, 기와불사 접수처로 들어가는 정 거사와 김 보살.
“첫째아들은
좋은 직장에 취직했는데 둘째 아들이 군 하사를 제대하고 이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나이도 있어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하겠지만 요즘 취업이
많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걱정이 돼서 기와불사라도 해야 마음이 놓이겠어요”
부부는
둘째 아들이 좋은 곳에 취업하기를 바라며 정성스럽게 기와에 ‘취업기원’이라 적었다. 또 무슨 소원을 적을까 고민하던 김 보살은 “아차!
며느리”하며 두 아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게 해달라고 적었다. 벌써 참한 며느리를 맞은 것 마냥 웃음 짓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정영선,
김봉순 부부 / 광주 북구 오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