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강릉 굴산사지(사적 제448호) 발굴현장에서 굴산사지 제2차 시굴조사 결과 자문회의와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신라 하대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사굴산문(사굴山門)의 본산이었던 굴산사는 강릉단오제(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의 주신인 범일국사(梵日國師)가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창건한 영동지역 선종(禪宗)의 중심 사찰이다. 그 주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당간지주(보물 제86호, 높이 5.4m)와 승탑(보물 제85호) 및 석불좌상(문화재자료 제38호) 등의 관련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루어진 시굴조사 결과 북쪽 경계로 보이는 석축시설과 동쪽 건물지 외곽 담장지, 서쪽의 학산, 남쪽의 회랑식 건물지의 끝단이 사역(寺域)의 범위로 추정되며, 면적은 약 31,500㎡이다. 사역 내부에서는 정교하게 치석된 대형의 방형초석 건물지, 연지(蓮池)로 추정되는 집수시설, 담장지, 원형석군(圓形石群) 등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그동안 출토된 '굴산사(屈山寺)', '오대산(五臺山)' 명(銘) 기와 외에 '오대산 금강사'(五臺山 金剛社) 명 기와가 함께 확인되어 주목된다. '오대산 금강사'는《삼국유사》권 제3 탑상 제4 대산오만진신(臺山五萬眞身)조에 기록되어 있는데, 국가의 안녕을 위해 오대산의 동서남북 및 중앙에 위치한 5개소의 사찰에서 각각 결성되었다는 신앙결사(信仰結社) 중 하나이다.
그간 오대산 '남대(南臺, 남쪽을 지칭)'의 '금강사'라는 신앙결사는 사료로만 전해졌을 뿐 그 정확한 위치와 장소(사찰)가 불명확한 상태였다. 이번 굴산사지에서 금강사 결사가 이루어진 것을 고고학적 유물로서는 최초로 확인함으로써 향후 불교사상사와 고고미술사 등 관련 분야의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두 차례 시굴조사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굴산사의 역사적 가치 및 실체를 구명하기 위한 학술조사를 연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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