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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들아, 올해는 시집 갈꺼지?” [불사이야기] 글자크게글자작게

 
“딸들아, 올해는 시집 갈꺼지?”
“예전에는 만불사에 자주 왔었어요. 근데 요 몇 년 사이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죠. 오랜만에 오니까 정말 좋네요”

 

부산에서 온 김영순(64) 보살은 오랜만에 찾은 만불사가 반갑기만 하다. 인등대탑이며 범종각이 그 자리 그대로 만불사를 지키고 있고, 마치 김 보살에게 ‘어서오라’며 손짓하는 것만 같아 기분이 좋다고.

 

김 보살은 그녀가 만불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전각인 만불보전에 들어서 부처님께 합장 하고 공양미를 올린다.

 

“바라는 게 뭐가 있겠어요. 늙으니 아쉬운 건 건강밖에 없더라구요. 저도 그리고 우리 가족도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기원해요”

 

‘건강’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아 정성스레 수정유리광여래불을 매만지는 김 보살. 그녀의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응답을 하듯 이날따라 수정유리광여래불이 유난히 빛이 난다.

 

“사실 딸이 셋 있는데 한명도 시집을 못 갔어요. 못간 건지, 안간 건지는 딸들 연애사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첫 딸이 벌써 40대에 접어들었으니까요. 딸들 붙잡고 ‘이제 시집가야지’하고 재촉하는데도 쉽지가 않네요.”

 

김 보살은 딸들이 아직 결혼을 못한 게 엄마로써 못내 아쉽다. 친구들처럼 사위도 맞고 손자도 안아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섭섭하다고. 하지만 인연을 믿기 때문에 언젠가는 배필을 찾을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는 김 보살은 그래도 올해는 한명이라도 시집을 갔으면 좋겠다는 속마음을 내비친다.

 

“딸들아, 이제 엄마도 사위 좀 보자. 올해는 결혼 할꺼지?”

 

김영순 보살 / 부산시 서구 동대신동

2008-03-13 / 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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