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 달마로부터 6조 혜능에 이르기까지 선의 역사를 소설의 형태로 정리한 장편 구도소설이다.
철저한 역사적 사료와 문학적 감수성으로 중국불교와 한국불교의 선맥을 유려하게 꿰뚫고, 구도를 향한 간절한 열망과 벅찬 감동의 세계로 초대한다.
오묘한 불립문자, 말 없는 말의 경지를 뛰어넘는 촌철 같은 가르침으로 한국 구도문학의 지평을 한층 넓힌 작품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어져 온 방대한 선불교의 흐름을 한 권 안에 모두 담아낸 <소설 선>은 깨달음의 세계와 선사들의 행적이 눈에 펼쳐지는 듯 생생하게 묘사됐다.
폐불시대에도 달마부터 혜능까지 6조로 법통이 승계되는 장대한 과정이 긴 호흡으로 전개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중국과 한국 불교를 새롭게 쓰는 한편, 소설적 상상력을 동원해 고승들의 행적과 독특한 수행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딱딱한 선어록에서 선사들의 게송과 선문답을 일화에 따라 적절히 배치했으며, 각 장마다 삽화를 넣어 글의 이해를 도왔다.
<소설 선>은 문학적 질료는 가지고 있었으나 관념과 상징으로만 화석화된 불교와 선의 세계를 대하소설로 엮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특히 시인 특유의 문학적 감수성으로 심도 깊은 선의 세계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한 권의 소설 속에 경전, 선어록, 불교인물사, 사상사가 모두 녹아 있는 동시에 날카롭고도 부드러운 선의 세계를 그려내 구도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은
한국의 대표적인 참여시인. 본명은 고은태로 1933년 전북 군산에서 출생하였다. 1952년 20세의 나이로 입산하여 승려가 되었으며 법명은 일초(一超)로 효봉선사의 상좌가 된 이래 10년간 참선과 방랑의 세월을 보내며 시작 활동을 하다가 1958년 『현대문학』에 시「봄밤의 말씀」「눈길」「천은사운」등을 추천받아 등단하였다.
1960년 첫 시집『피안감성』간행하였으며 1962년 환속하여 시인으로, 어두운 독재시대에 맞서는 재야운동가로서의 험난한 길을 걷기도 하였다. 초기시는 주로 허무와 무상을 탐미적으로 노래한 반면 이후 어두운 시대상황과 맞물리면서 현실에 대한 치열한 참여의식과 역사의식을 표출하었다. 영웅주의에 물들지 않고 진솔한 삶의 내면을 드러내는 독특한 시 세계를 보여주었다.
1974년 시집 『문의 마을에 가서』를 출판하며 시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였으며 이후 시ㆍ소설ㆍ수필ㆍ평론 등 100여 권의 저서를 간행하였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주회복국민회의,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 참여하며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앞장섰으며 계속해서 1984년『고은시전집』을 냈고 1986년『만인보』간행을 시작하였다. 1987~94년 서사시『백두산』, 1999년 시집『머나먼 길』을 간행하고, 미국 하바드대학 하바드옌칭 연구교수, 버클리대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전세계 10여개 언어로 50여권의 시집, 시선집이 간행되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 시 아카데미 회원 한국대표이자 서울대학교 초빙교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저서로 『허공』,『개념의 숲』,『오십년의 사춘기』, 『고은 시 선집』, 『고은 전집』(총 38권) 등 1백여 종이 있으며, 2010년에는 연작시편 『만인보』가 전 30권으로 완간되었다. 2011년에는 작품활동 53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연시집 『상화 시편』을 발표했다.
한국문학작가상, 만해문학상, 중앙문화대상, 대산문학상, 만해대상 등 국내 문학상 10여 개를 비롯하여 스웨덴 시카다 상, 노르웨이 비외르손 훈장 등 국내외 주요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다. 최근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한국의 첫 번재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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