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이상준)는 부여 왕흥사지 제12차 발굴조사 성과를 오는 9월 9일 오전 11시 발굴현장에서 공개한다.
왕흥사는 사비백제(538∼660년)의 대표적인 왕실사찰로, 2007년 목탑지 조사에서 창건시기(A.D.577년, 위덕왕24)를 밝혀주는 명문사리기를 비롯한 보물급 유물이 다량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사역 동편 150m 지점에 위치한 기와 가마터에 대한 추가 조사로, 2005~6년에 조사된 것을 포함하여 모두 17기의 기와 가마가 약 500㎡의 좁은 면적 안에 서로 중첩된 채 발굴되었다.
가마는 모두 지하를 터널식으로 굴착하여 만든 지하식 등요(登窯)로 소성실(燒成室) 바닥의 계단과 아궁이의 석축여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류되고, 각 가마의 중첩상태에 따라 상대편년(相對編年)이 가능하며, 일부 가마는 구울 당시의 기와가 적재된 상태 그대로 노출되어 가마의 구조 및 기와 생산방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와 가마에서는 다양한 유물이 확인되었는데, 출토된 기와는 선문양이 타날(打捺)된 것과 물 손질로 인해 문양이 지워져있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격자문이 타날된 것도 일부 확인된다. 또한 일부 가마에서는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 치미(?尾), 물레판과 유사한 형태의 와제품 등이 출토되었다. 왕흥사 기와 가마는 왕흥사가 창건되는 577년경부터 조업을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 기와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의 생산도 함께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앞으로 가마의 구조적인 변화양상과 출토유물을 분석하여 왕흥사를 비롯한 사비도성 내 기와의 생산방식과 공급체계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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