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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후에 뇌(腦)가 찢어지도다”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사자후에 뇌腦가 찢어지도다

섭현귀성葉縣歸省 선사에게 분양선소汾陽善昭 선사가 절을 하자 이에 물었습니다.

“그대는 조금 전에 어떤 도리를 알아차렸기에 나에게 절을 올렸는가?”

“그것은 제가 바로 본분의 목숨을 던진 경계였습니다.

뒷날 이 말을 전해들은 경산지우徑山智愚선사는 법상에서 주장자를 세우고 말했습니다.

“봉황은 봉황을 낳고 사자는 사자를 낳는구나.”

‘사자후’에 대하여《증도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자후무외설獅子吼無畏說이여
백수문지개뇌열百獸聞之皆腦裂이로다
사자의 포효처럼 두려운 상대가 없는 말씀이여!
모든 짐승이 듣고서 하나같이 뇌가 갈가리 찢어지노라.

영가현각 선사의 이 법문을 듣는 순간 이것은 이미 뇌가 갈가리 찢겨지는 일입니다. 이것일까 저것일까 하고 분별한다면 그 순간 여우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갖가지 삿된 견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사자의 몸에서 생긴 벌레가 사자살을 파먹듯이 내 마음 속에 작은 망상은 점점 커져 결국 나를 잡아먹고 말 것입니다. 납자가 법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들을 수 있다면 헛소리도 사자후가 될 것이요, 납자가 탐욕에 물든 견해로써 법을 듣는다면 설사 사자후라고 할지라도 여우 울음소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덕산 선사는 누구라도 문안으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사정없이 몽둥이를 휘둘렀고, 임제 선사는 학인이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고함을 내질렀습니다. 이런 사자후도 눈 어두운 자들은 여우 울음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지식들은 보리심菩提心이 대사자후大獅子吼요, 대비심大悲心이 대사자후大獅子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신묘년 하안거 한 철 동안 정진한 힘은 해제 이후 경계를 만났을 때, 과연 사자후가 나오는지 여우 목소리가 나오는지 만행길 위에서 스스로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사자아獅子兒는 등공반척騰空返擲하고
준요자俊子는 불연구과不戀舊로다
사자는 허공으로 뛰어올랐다가 몸을 되돌려 던지고
날쌘 매는 해묵은 보금자리를 그리워하지 않는구나.

2555(2011)하안거 해제일
종정 도림 법전

 

2011-08-10 / 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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