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나침반이 되어줄 명구들’
전쟁에 나가 수천의 적을 이기더라도 스스로 자기를 이기는 것만 못하다.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니 사람 중의 영웅이라 한다. 마음을 단속하고 몸을 길들여 모든 것 털어 버리고 최후의 경지에 이른다. 『법구경』 중
명구나 격언은 인생의 나침반과 같다. 특히 2,600여 년이 지나서도 애독되는 부처님과 제자들이 남긴 ‘이야기’들은 경계에 부딪혔을 때, 통로가 막혔을 때 우리의 가슴을 치며 단박에 우리를 깨침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이 책은 불교의 경전 중에서도 마음, 말, 자비, 나눔, 배움, 인연 등 종교나 시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애독하는 구절만을 가려 엮은 것이다.
본문에는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인기가 있는 『법구경』, 『숫타니파타』와 같은 운문 형식의 초기 경전에서부터 『법화경』, 『금강경』 같이 진중한 대승경전 속에서 뽑아낸 구절들, 그리고 『백유경』처럼 때때로 서양 우화들의 모델이 되기도 한 이야기들까지 모두 50여 권의 경전들에서 185개의 운문과 짧은 이야기들을 모았다.
이 책에 실린 경구들을 접하다 보면 때론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화로만 알았던 내용을 만날 수도 있고, 현대의 이야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시공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살아 꿈틀대기도 한다. 또 가슴을 진하게 울리는 감동적인 내용들이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중병에 걸리면 편안하지 않은 것처럼 산란한 마음도 그러하여 여러 일을 견디지 못한다. 마음이 산란하여 안정되지 않으면 듣고 사유하고 관찰하라. 그릇에서 물이 새면 물은 채워지지 않는다. 『보리행경』 중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 경전을 모두 읽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은 ‘마음’에 대해 독자들이 좀 더 잘 알고 잘 다스리기 위한 것임과 동시에 ‘경전’에 대해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주고자 하는 이유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부처님의 지혜가 담긴 경전 가운데 많이 알려지고 현실 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가려 뽑고 주제별로 묶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복잡하고 불안한 삶을 사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정신적인 자양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어려운 교리나 수행에 관련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또 경전 번역에서 왕왕 등장하는 어려운 한문투의 번역을 벗어나 최대한 일상 속의 단어가 번역어에 채택되도록 힘썼다.
무비, 원철, 정목 스님 등 이 시대의 문사(文士) 스님들의 꼼꼼한 선별과 감수
나라의 왕이어도 반드시 베풀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난한 사람이어도 베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음식을 먹고 나서 그릇을 씻어 버리는 물과 그 찌꺼기를 먹을 수 있는 것에게 보시하면 복덕을 얻을 것이며, 보릿가루 부스러기라도 개미들에게 주면 또한 한량없는 복덕을 얻을 것이다. 그러니 천하에 가난한 사람이라고 이 먼지만큼의 보릿가루야 없겠는가. 또한 몸이 없는 자가 있겠는가. 만약 몸이 있다면 몸으로 마땅히 다른 사람을 도와라.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이 하면 또한 복덕을 얻을 것이다. 『우바새계경』 중
이 책은 동국대학교 역경원(한문경전을 한글로 번역하는 사업을 하는 곳)에서 역경에 힘쓰고 있는 엮자가 글, 법회, 인터넷 등에서 가장 빈번히 인용되는 경전 300여 개를 우선 가렸다. 이를 다시 무비 스님(전 조계종교육원장), 원철 스님(조계종교육원 불학연구소 소장), 정목 스님(유나방송 운영) 등이 다시 200여 개로 추렸고 이렇게 추려진 원고를 다시 고려대장경과 비교하며 번역·윤문했다. 이중 주제 별로 가려 엮는 과정에서 일부 구절이 제외되면서 최종적으로 185개의 구절이 선별됐다.
팔만 권이 넘는 경판 중에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경전을 선별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가장 많이 애독되는 구절’을 선별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런 명구들은 마음의 상처나 혼란이 닥쳐올 때 큰 힘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역은이
이진영
동국대학교 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역경원에 재직중이고, 동국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 <한국의 경전 번역 실태 및 번역체계에 대한 고찰>이 있다.
감수
무비 스님 전 조계종 교육원장. 현재 범어사에 주석하시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계시며 동시에 인터넷 카페 염화실에서 불자들의 마음 문을 열어주고 있다. 원철 스님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소장. 경전 번역과 함께 불교적 정서를 담은 글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목 스님 불교방송 FM 저녁 7시‘마음으로 듣는 음악’을 진행하며 인터넷 사이트 유나방송una.or.kr을 통해 전 세계 30개국 회원들에게 마음공부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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