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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만 번 일심으로 참구하면 삼매 찾아와”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우리가 염불을 할 때 남 따라 절에 와서 몇 번 부처님을 부르다가 절 밖을 나서면 잊어버리고 해서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염불이란 틈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자꾸 해야만 합니다. 동지 섣달 긴긴 밤에 천 번을 염(念)하고 만 번을 염하고 하늘이 밝은지 어두운지도 모르고 자꾸만 염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한소리 한마음으로 참구하면 참 삼매(三昧)를 얻게 됩니다.

옛날에 고산춘이라는 사람 내외가 살았는데, 평소 염불을 열심히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밥 먹을 줄도 모르고 내외가 앉아서 염불만 했습니다. 얼마나 염불을 열심히 했냐 하면 콩을 한 섬 져다 놓고 남편이 염불 한 번하고 콩 한 알을 부인에게 주면 부인도 염불 한 마디하고, 이렇게 해서 콩이 한 섬 건너갔다가 또 한 섬 건너오기를 계속해서 염불만 했습니다.

이때 중국 천자가 아들이 없어 고민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보시고 아들을 하나 점지 해주시려고 중국 천지를 다 둘러봐도 왕자가 될 만한 사람이 없어 한국을 돌아보니 고산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천자의 아들로 태어나게 하려고 고산춘을 데려갔어요. 남편이 죽고 부인이 혼자 남으니 쓸쓸하여 본래 둘이 세웠던 서원을 생각하며 “춘아, 춘아, 고산춘아. 원두 놓아 3년 공덕, 다리 놓아 3년 공덕, 우물 파서 3년 공덕 하자더니 나는 어떻게 하라고.” 하며 슬피 울며 넋두리를 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 흉내낸다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만 동요가 되어버렸습니다. 고산춘의 부인은 그 소리만 하며 세월을 보냈는데 자꾸 그 소리를 하다 보니 누구 아픈 집에 가서 그 소리를 하면 아픈 사람의 병이 낫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문이 나자 누구나 아프면 그 부인을 데려가 병이 낫도록 청했습니다.

이때 중국의 천자가 왕자를 낳았는데 손이 조막손이었어요. 하지만 중국 천지의 명의를 다 동원해도 고칠 수 없어 온 조정이 다 걱정에 싸여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그 할머니의 병 고치는 소문이 천자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천자는 즉시 신하를 보내 그 할머니를 모셔오도록 했고, 드디어 할머니가 중국 조정으로 불려가게 되었습니다.

조막손 왕자 앞에서 부인이 “춘아, 춘아, 고산춘아.” 하고 부르니, 그 아이가 “고산춘 여기 있다.” 하고 손을 펴는데, 손안에 고산춘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자는 매우 기뻐했고, 부인을 모시고 잘 살았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부인은 열심히 염불을 잘하는데 남편은 염불을 하고 싶어도 정신이 없어서 염불을 잘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인이 문지방에다가 방울을 하나 달아 놓고 소리가 날 때마다 염불을 하게 했습니다. 그날부터 문을 열고 나갈 때마다 상투에 방울이 걸려서 떨렁 하면 “나무아미타불”하고 염불하고 들어오다 또 방울이 상투에 걸려 떨렁하면 “나무아미타불” 하고 염불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나서 드디어 나이가 많아 죽게 되었지요. 저승에 잡혀가 요즈음 말로 미결재판소에 갇혔는데, 옥졸들이 순시를 한다고 문 앞을 창을 짚고 왔다 갔다 하는데 창에 달린 방울에서 떨그렁 소리가 나니까 옥 안에서 누군가가 “나무아미타불”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니다. 그 사람이 살았을 때 방울소리를 듣고 염불하던 습관이 있어서 “나무아미타불” 하고 염불을 했던 겁니다. 갑자기 옥안에서 누가 염불하는 소리가 들리니까 옥졸이 “누가 여기에서 나무아미타불하고 염불을 하느냐? 염불한 사람은 나오라.”고 해도 잡혀가 고문을 당할까봐 아무도 나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옥졸이 염라대왕 앞에 가서 “지금 몇 호실에 갇힌 사람 중에 나무아미타불하고 염불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고 고하니 염라대왕이 “나무아미타불하고 염불하는 사람을 거기 둬서 되느냐. 당장 데려 오라.”고 하는 겁니다. 옥졸이 다시 가서 염불한 사람은 나오라고 해도 모두 다 함구무언일 뿐 아무도 나오는 사람이 없자 염라대왕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염라대왕이 “그럼 할 수 없지. 염불하는 사람을 거기 둘 수 없으니 그 옥에 갇힌 사람들을 모두 극락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염불한 공덕으로 많은 사람들이 극락에 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옛날 선경백이라는 사람이 큰 죄를 짓고 관가에 잡혀가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평소 자기 집에 관세음보살 탱화를 모셔 놓고 열심히 기도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 한 번이라도 더 관세음보살 염불을 한다고 옥 안에서도 염불을 열심히 했습니다. 이튿날 관가의 형장으로 끌려가 칼로 목을 치니까 목이 떨어지지 않고 그만 칼이 부러져 버리는 것이었어요. 두 번 세 번 내리쳐도 계속 칼만 부러질 뿐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칼은 세 개 밖에 없는데 칼이 모두 부러지자 하도 이상해서 사형을 집행하던 관리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 칼이 잘 부러지는 칼도 아니고 다른 사람은 한 번만 쳐도 목이 잘리는데, 어째서 당신은 세 번이나 쳐도 목이 잘리지 않고 칼만 부러지는가?” 그 남자가 대답하기를,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습니다.”고 고하자 그를 무죄로 석방해주었다고 합니다.

관음보살의 위신력으로 다시 살아난 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간밤 꿈에 자기 집에 모셔둔 관세음보살님이 바다를 건너와서 “아무 걱정 말아라. 내일 아침 너는 아무 일 없이 석방될 것이다. 안심하고 있거라.” 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에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관세음보살님 앞에서 절을 하는데, 탱화의 반쪽이 젖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꿈에 나타나신 것과 같이 관세음보살님이 바다를 건너와 자기를 구해 주시느라 탱화의 반쪽이 젖어 있었던 것이죠. 참으로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위신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생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행을 해서 부처님의 세계를 쫓아가는 것이 우리의 근본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둥근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면 어느 곳부터 비추겠습니까? 높은 산봉우리부터 비추는 것이 순리입니다. 해가 높은 산봉우리부터 비추기 시작해서 골짜기 골짜기마다 아니 비추는 곳이 없듯이, 제불(諸佛)이 어찌 한 사람이라도 제도하지 않으리오마는, 먼저 인연 있는 중생부터 제도함을 의심치 말 것입니다.

* 이 법문은 만불신문 97호(2003년 12월 13일자)에서 옮겨왔습니다.

2011-05-27 / 6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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