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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조산본적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엇입니까?”
“사묘아두死猫兒頭이니라.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다.”
“무엇 때문에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 가장 비쌉니까?”

이 화두에 등장하는 ‘사묘아두死猫兒頭’란 죽은 고양이 두개골을 말합니다.

이것은 귀하다고 하거나 천하다고 하는 대립의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 해답을 찾게 하고자 하는 공부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지만 여기에 대하여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두 가지 길을 모조리 차단하여 다른 모든 분별의 근거를 빼앗을 목적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선지식들은 죄 없는 고양이를 유인하여 마른 우물에 빠뜨리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납자들을 절체절명의 궁지로 몰아넣어야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바둥거리듯이 생사에서 벗어날 공부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남전南泉 선사는 고양이를 두 동강 냈고 조산 선사는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을 말했지만 이는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인 것과 구지선사가 엄지를 들어 보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관음보살이 펴는 천개의 팔이나 구지 선사가 세운 한 개의 손가락도 알고 보면 매 한가지인 것입니다.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묘아두死猫兒頭 공안은 죽은 고양이를 화두로 삼아 많은 공부인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인데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선방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용맹심으로 구순九旬 하안거 동안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졸객무졸주卒客無卒主하니
의가불의진宜假不宜眞이로다
갑자기 찾아 온 객을 잘 대접할 주인이 없으니
가짜를 내놓을 것이지 진짜를 보여줄 일은 아니로다.

불기2555(2011) 하안거 결제일
종정 도림법전

2011-05-18 / 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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