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법어
시방법계十方法界 모든 곳을 찾아보아도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오고 감이 없는 진불眞佛은 형상과 자취가 없고 생멸生滅이 없이 온 누리에 변재遍在하여 있습니다.
실상實相은 텅 비고 고요하여 볼 수가 없지만 한 티끌 한 빛깔 속에 불멸의 본체는 드러나 있으며 여러분이 듣고 보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고금古今이 없고 시종始終이 없는 묘용妙用을 나투고 있습니다.
모든 중생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법신法身을 갖추어 있고 아름다운 불성佛性을 지닌 미완未完의 여래如來입니다. 자성自性 밖에 진리가 없고 부처가 따로 없으니 찾으면 잃게 되고 구하면 멀어집니다.
마음은 부처를 빚어내는 진리의 원천이요. 번뇌는 중생과 부처를 분별하는 근본입니다. 중생의 마음 마음이 부처의 마음 아님이 없고 일진一塵 일색一色이 불국토 아님이 없으니 여러분 곁에 있는 분이 여래如來의 덕성德性을 갖춘 미륵彌勒의 현신이요. 날마다 만나는 사람이 자비와 나눔을 지닌 문수文殊와 보현普賢입니다.
무진 번뇌 속에 천년千年의 어둠을 제거하는 광명이 있고 미혹가운데 만년萬年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기용機用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얽매임의 틀을 풀어 헤치고 새들이 나무에 앉아 실상實相을 노래하니 보고 듣고 깨닫는 이것을 떠나서 부처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회마會麽(알겠는가)?
불기 25552011년 사월 초파일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道林 法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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