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동안 검증된 생각병 탈출법을 심리학자의 멘토링을 통해 배운다
언론에서 명상의 심신 치유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MBC 스페셜 <명상, 마음에 근육을 만들다>와 KBS 생로병사의 비밀 <내 몸의 고요한 혁명, 명상>에서 명상이 우리 몸과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선진국일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 명상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명상 인구가 1500만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금융·예술·법률 같은 전문직 분야 종사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명상 인구는 점점 늘고 있고,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 치유에 명상이 도입되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명상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걸까? 심리학자인 저자 김정호 교수는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명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논문을 수차례 발표한 이 분야의 권위자다. 지난 20여 년 동안 마음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명상을 지도해서 그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며, 그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한국건강심리학회 회장과 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간의 경험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쉽고 체계적인 마음챙김 명상 수행법을 소개한다. 전통적인 호흡 명상법을 자세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면서,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서, 걸으면서 짬짬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상생활 마음챙김 명상법도 아울러 안내하고 있다. 저자의 살아 있는 명상 멘토링을 통해 독자들은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선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생활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수행하여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이 늘어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 의학을 만나다
마음챙김은 초기불교의 수행 전통에서 유래한 명상 수행법의 하나로, 영어로는 Mindfulness라고 하며 미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유행했다. 1979년,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의 예방·행동의학과 교수인 존 카밧진이 1979년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2000년대 들어 MBSR은 미국의 주요 병원 240여 곳에서 실시되는 의료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 미국의 정신의학에서는 인지행동치료의 제3의 물결이라 불리며 크게 유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MBSR에 의료보험이 적용되었다는 사실은 마음챙김의 치료 효과가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아 널리 보급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국내에서도 마음챙김은 의료 현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아주대학교 병원, 강남성모병원을 비롯한 주요 병원에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몸과 마음의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고, 가톨릭 의과대학 외래교수인 장현갑 교수는 2007년 ‘한국형 마음챙김 스트레스 감소(K-MBSR)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현재 운영 중이다. 실제로 마음챙김 명상을 8주 이상 수련하여 두통, 요통 등의 만성 통증의 증후가 개선되고, 우울증과 공황 장애가 줄어들며, 유방암과 전림선암 등에서 면역수치가 높아지고, 암에 따른 우울증이나 심리적 증세가 호전되었다는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그렇다면 마음챙김 명상이란 무엇인가?
명상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무엇엔가 100퍼센트 집중하여 마음속의 잡동사니를 떨어내는 것을 떠올린다. 이런 명상을 ‘집중명상’이라 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집중명상과 마찬가지로 무엇엔가 집중을 하지만 100퍼센트 집중하지 않고 5퍼센트든 10퍼센트든 약간의 주의를 남겨서 그 명상을 하고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내 욕구와 생각을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저 바라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만 알 뿐인 상태다. 예를 들어 호흡 마음챙김 명상을 할 때는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남겨놓은 주의를 이용해 자신이 호흡명상을 하고 있음을 바라본다. 호흡을 ‘잘’ 하고 있다든지, 이렇게 호흡을 하면 ‘안 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판단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대로 내려놓고 다시 감각으로 돌아온다.
또한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가슴이 쿵쾅거린다면, ‘가슴이 쿵쾅거리는구나’라고 알고 마음을 내려놓는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러면 안 되는데!’라든지 ‘얼굴이 빨개지면 나를 소심한 사람으로 볼 거야.’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평가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대로 내려놓고 다시 감각으로 돌아온다.
마음챙김은 ‘경청’이다
마음의 잣대를 들이대서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마음챙김은 나를 ‘경청’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상담이나 심리 치료를 받을 때 상담가(혹은 의사)가 내 이야기를 경청하듯, 내가 나를 경청하는 것이다.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지키지 못해 스스로에게 화를 낼 때, 그 화 밖으로 한걸음 걸어 나와 화를 내고 있는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담배를 피워 화를 내고 있구나 => 화를 내봐야 소용이 없어 => 담배를 단박에 끊지 못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야 => 조금씩 노력하면 조금씩 나아질 거야 => 괜찮아’라고 내 마음이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마음이 움직이는 궤적을 바라본다.
이렇게 나를 경청하면 이전까지 스스로 억압하거나 부정하거나 회피하던 내 안의 것들을 자기연민이나 자기비판 없이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한마디로 나에 대한 톨레랑스가 커지는 것이다. 나를 너그럽게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를 경청하면 나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더 너그러워지고, 더 커지고, 더 건강해진다. 내 안의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마음챙김을 통해 나는 내 안에 원래부터 있던 심리 상담실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나에게 딱 맞는 심리 처방전을 나에게 선물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 tip
- 덩어리로 보지 않고 낱낱이 뜯어서 보는 연습을 한다. 우리는 욕망과 습관에 따라 비틀어서 보는 습성이 있다.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욕망과 습관이 한데 뭉쳐 있는 덩어리를 보지 말고 그 덩어리를 낱낱이 분해해서 본다. 우울할 때 우울을 덩어리로 보지 않고 몸의 어떤 부위에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정서적으로는 어떤 느낌인지,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고 있는지 낱낱이 나눠서 본다.
- 단 10초씩이라도 틈틈이 마음챙김을 한다. ‘모 아니면 도’라는 사고에 빠져 있는 사람은 명상을 할 때도 최소 20~30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간 아무것도 못하기 십상이다. 단 10초씩이라도 틈틈이 마음챙김을 하자. 그러면 작은 것이 쌓여 작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앉든 서든 걷든 마음챙김을 한다. 명상을 꼭 앉아서 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물론 앉아서 집중적으로 수행을 하면 더 좋다. 하지만 그럴 시간을 내는 게 어디 쉬운가. 앉든 서든 걷든 눕든, 어느 자세로도 마음챙김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라. 이 책에 각각의 상황에 맞는 마음챙김 명상법이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 시끄러운 곳에서도 마음챙김을 한다. 명상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조용한 곳에서만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이다.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고 지하철에 탄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도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명상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조용한 곳만 찾으려 하면 오히려 마음이 더 뾰족해진다. 소리가 들리면 그냥 듣고, 소리를 듣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마음챙김으로 돌아오면 된다.
- 나만의 주문을 외운다. 일상생활 중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어서 보는 연습을 위해, 예를 들어 ‘지금 뭐해?’ 같은 주문을 문득 문득 외운다. 이를 통해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욕구하고 있는지, 무슨 행동을 하는지 틈이 날 때마다 가만히 관찰한다.
-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려라. 우리는 마음속의 내 모습을 ‘진짜 나’라고 믿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영화에서처럼 일종의 매트릭스다. 영화 속의 ‘네오’가 매트릭스 밖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었듯이 마음 바깥에서 내 마음을 바라본다. 마음이 빚어내는 환영을 걷어내면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펼쳐진다. ‘그래도 계속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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