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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둥이 아래의 일척안이여”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조주선사에게 한 납자가 찾아왔습니다.

“어디에서 오는가?”
“설봉선사의 회상에서 옵니다”
“선사께서는 어떤 법문을 하시던가?”
“선사께서 ‘시방세계전체가 모두 실상을 꿰뚫어보는 납자의 일척안一隻眼인데, 이 자리에 있는 대중들은 어디에 똥을 누겠는가?’라고 하십디다”

이 말을 듣고서 조주선사께서 말씀했습니다.

“자네가 다시 그 회상으로 갈 때에는 설봉스님에게 드릴 삽 한 자루를 들려서 보내겠다.”

제대로 일척안(一隻眼:올바른 눈)을 가진 납자가 본다면 티끌 한 개가 날리면 온 하늘이 가려짐을 압니다. 그리고 겨자씨 한 개가 떨어지면 대지전체를 덮는 것도 알아차립니다.

뿐만 아니라 꽃 한송이가 피면 부처님이 나타나신 줄 알고 잎새 하나가 떨어지면 천하에 가을이 온 줄을 압니다.

제대로 안목을 갖춘 이가 바라보면 낱낱의 사물마다 낱낱의 존재마다 분명하고 뚜렷함으로 그 자리에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현상에는 갖가지 차별이 있지만 이치는 하나의 법도로 귀착됨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사방으로 통하는 눈을 가진 뛰어난 종사라야 비로소 이를 제대로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른 안목을 얻었을 때 비로소 이 법문의 제대로 된 낙처落處를 알게되는 것입니다.

설봉선사의 ‘시방세계 전체가 모두 실상을 꿰뚫어보는 납자의 일척안一隻眼인데, 이 자리에 있는 대중들은 어디에 똥을 누겠는가?’라고 하는 물음에 대하여 조주선사는 ‘설봉에게 삽 한 자루를 보내야겠다.’고 했습니다.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된 안목을 지닌 답변이 나올 때까지 해제 시 만행할 때에도 반드시 이 화두를 참구하면서 행각을 해주기 바랍니다.

단산생봉황丹山生鳳凰하고 사자산준예獅子産俊猊로다
방하일척안棒下一隻眼이여 도과제일기徒誇第一機니라
단산에는 봉황새가 나고 사자는 무서운 새끼를 낳는도다.
몽둥이 아래의 일척안이여! 부질없이 제일의 기봉을 자랑하는구나.

2555(2011) 동안거 해제일
도림 법전

2011-02-15 / 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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