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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불서 대상에 ‘불교미술의 해학’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올해의 불서 대상에 권중서 씨가 지은 ‘불교미술의 해학’(불광출판사)가 선정됐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지난 18일 ‘제7회 불교출판문화상 및 올해의 불서 10’을 선정 발표했다.

우수상에는 △ 그대가 보는 적은 그대 자신에 불과하다(고미송, 푸른사상) △ 왜 석가모니는 왕자의 자리를 버렸을까(박금표·박선영, 자음과모음)이 선정됐으며,  △ 근현대 한국불교명저 58선(윤창화, 민족사) △ 닫집(신대현·심대섭, 대한불교진흥원) △ 절집을 물고 물고기 떠있네(원철 스님, 뜰) △ 초기불교산책 1,2(김재성, 한언) △ 초등학생을 위한 부처님 이야기(양태석, 능인) △ 커피와 달마(성재헌, 한걸음더) △ 한국인의 죽음과 사십구재(구미래, 민속원)도 ‘올해의 불서’에 선정됐다. 올해 신설된 특별상에는 △ 역주 조선불교통사(법산 스님 외, 동국대출판부)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30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다. 대상에게는 상금 500만 원, 우수상은 200만 원을 수여하며,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 출판 의욕을 고취시키고 출판문호 활성을 도모하고자 ‘불교출판문화상 및 올해의 불서’를 선정 발표해 오고 있다. 불교출판문화상은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불교 관련 도서를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45개 출판사에서 총 100종을 접수했다.

불교출판문화상ㆍ올해의 불서10 심사평

1. 불교미술의 해학(권중서, 불광출판사)

이 책은 그 부제를 “사찰의 구석구석”이라 부치고 있다. 정말 우리가 사찰에 가더라도 흔히는 잘 돌아보지 못하던 구석진 곳까지 우리를 안내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무심코 지나치던 것에 깊은 상징적 의미가 숨어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런 책들은 여럿 있었다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부분 속에서 “웃음”을 찾는다. “해학”을 드러낸 것이다. 불교는 근엄한 것으로만 알기 쉬운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은 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닫집”보다 불교대중화에 대한 공헌도가 높으리라 예상된다. 사진 자료의 제시와 편집 등에 있어서 손색이 없다. 글의 서술에 있어서도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노작이다.

2. 왜 석가모니는 왕자의 자리를 버렸을까(박금표ㆍ박선영, 자음과 모음)
어린이ㆍ청소년 책이 몇 권 올라왔지만, 이 책은 단연 눈에 띄었다. 어린이ㆍ청소년 책이라 하면, 기왕에 알고 있고, 기왕에 많이 나왔던 것과 같은 부처님이나 스님들 전기를 만화로 그리는 것만을 많이 생각한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획력이 좀더 많이 필요한 분야가 어린이 책이라 할 때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발군이었다. 사리불과 제바달다의 재판이라는 형식, 가상의 역사법정이라는 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변론, 그리고 그러한 변론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쉽게 불교를 전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처리, 또 교과서와의 대조들을 통해서 일찍부터 성적 위주로 내몰리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불교에 대한 길을 안내하는 좋은 책이다.


3. 그대가 보는 적은 그대 자신에 불과하다(고미송, 푸른사상)
이 책은 부제가 “불교적 관점에서 본 여성주의 인식론“이다. 여성주의는 여성들에 대한 억압을 폭로하고, 그에 맞서서 여성해방을 추구하는 담론을 말한다. 이러한 여성주의 이론은 주로 서구에서 서양사상의 배경 속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여건에서도 그러한 서양적 여성주의 담론을 수용하여 논의하고 실천한다. 그러다 보니, 너와 나, 지배와 피지배, 여성과 남성 등의 이원적 분별과 대립을 넘어서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해방을 노래하는 측에서도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는 자기모순을 노정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불교의 중관 사상이나 선사상을 받아들여서, 대립적 여성주의 담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불교적 인식론을 탐색하였다. 이러한 인식론은 여성주의만이 아니라, 불교의 사회적 실천이론 전반의 정립을 위해서도 유용하게 원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저자의 고뇌가 돋보였다.


4. 근현대한국불교명저 58선(윤창화, 민족사)
이 책은 교양으로 분류하였으나, 입문서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고, 또 학술서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다. 근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출판된 불교서적들을 수없이 읽고서, 그 중에 의미있는 책을 선정하였다. 신문 연재를 통해서, 그러한 책들을 소개하였고 평가하였다. 그런 뒤에 다시금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쳤다 한다. 저자의 노고를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의 편집에 있어서 관련 자료 사진들의 제시도 적절하다. 더욱이 이러한 책은 거의 처음이라 본다. 책에 대한 서평집이 없지는 않았으나, 대개는 개인의 기호에 근거한 서평이었을 뿐이다. 100년의 출판사를 개괄하고 조명하면서, 그 시대의 의미있는 책이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에서 쓴 “출판을 통해 본 근현대 불교 100년사”를 시도한 책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근현대 불교의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서, 불교출판의 입장에서는 ‘저자 일 개인’을 넘어서는 전체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다만 저자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책이 나옴으로써, 출판결정을 얻는 과정에서 평가가 결여되었다는 점, 그럼으로써 편집자와 저자와의 대화 과정을 통한 더 좋은 책만들기가 어려웠으리라는 점은 아쉽게 지적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이 이 책의 가치를 다 덮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올해의 불서 10”에 선정하였다.


5. 닫집(신대현ㆍ심대섭, 대한불교진흥원)
불교문화의 책들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모두들 나름대로 사진편집이나 기획력에 있어서 우열을 두기가 어려웠다. ??닫집??은 종합적인 기획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 분야 이해를 위하여 필요한 이야기를 두루 하고 있고,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을 투자하였음을 느끼게 한다. 다른 경쟁작품이 있었지만,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기획의 참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닫집의 역사와 특색, 구성과 건축미뿐만 아니라 제작 현황까지 커버하고 있다. 이로써 보건대 이 시리즈에서 앞으로 우리 불교문화의 체계적 연구와 정리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서, 저자 한 개인의 공만이 아니라 그를 가능케 한 출판사의 기획과 투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였다.


6. 절집을 물고 물고기 떠있네(원철, 뜰)
이 책은 스님이 쓴 건축 에세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충격을 준다. “스님이 어떻게 건축에 대해서까지 글을 쓰시지?”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은, 이 책에서 다루는 ‘건축’이라는 가교를 통해서 불교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으리라 본다. 즉 ‘불교대중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더욱이 저자인 스님이 다루고 있는 건축의 범위가 굳이 불교건축에만 한정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또 우리나라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 밖의 대중들과 소통해야 할’ 불교로서는 중요한 선구적 사례 하나를 발견한 것으로 생각된다.


7. 초기불교 산책 1, 2(김재성, 한언)
입문서 내지 교리서적 중에서 경쟁하는 책은 여럿 있었다. 그 중에서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책 자체에도 있고, 책 밖에도 있다. 우선 책 자체에 대해서는 다른 경쟁 서적에 비해서, 초기불교 전반에서 포괄하는 범위가 넓었다는 점, 내용의 서술에 있어서 비교적 쉽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 교리해석에 있어서도 균형잡힌 안목을 갖추고 있었던 점 등이 평가되었다. 그런 점과 동시에 책 밖에 대한 평가로서는, 이 책이 불교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길을 걷고 있었다는 판단에서이다. 물론 이 책 역시 불교방송 강의라는 모태가 있었지만, 재가학자가 강의 자료를 글로 다시 쓰고, 그것으로 출판사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척 어려운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었던 것으로 생각되고, 이 ‘어려운 길’이야말로 불교서적 출판의 모델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저자와 출판사 모두 격려하기로 했다. 바로 그런 점을 포괄하면서, 함께 경쟁하였던 다른 책들을 앞설 수 있었다.


8. 초등학생을 위한 부처님 이야기(양태석, 능인)
어린이ㆍ청소년 책은 발행부수가 적어서인지 출품한 종수 역시 적었다. 그런 중에서도, 심사위원 전원은 장차 어린이 책이 좀더 많이 출판되기를 염원하는 뜻에서, 종수는 적지만 한 권을 더 선택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책은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정보를 활용하였다. 어린이를 위하여 그 정보는 축약될 필요가 있었고, 용어를 쉽게 써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이를 위하여 저자가 치룬 고심의 흔적을 높이 평가하였다. 물론 고심은 컸으나 객관적 기준 확보에는 실패한 흔적이 없지 않지만, 그런 시도는 다각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그것으로 인해 노력하는 필자의 발굴이 가능하리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 점에서 출판사의 긍정적 기여에도 점수를 주었다.


9. 커피와 달마(성재헌, 한걸음 더)
종교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남자가 삶 속에서 종교와 만나고 종교를 통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현학적인 불교교리 설명이 아니라 소설 형식을 빌어서, 삶과 융화되고, 삶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살아가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데에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 붓다의 가르침이요, 그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현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어려운 말을 재미있게 잘 엮어서 풀어내는 저자의 재주가 돋보였다. 이 책 역시 즐겁게 보면서 깊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커피와 달마’라는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 역시 눈에 띈다. 일반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출판사의 노력이 엿보인다.


10. 한국인의 죽음과 사십구재(구미래, 민속원)
학술분야의 서적들은 하나하나가 그 분야에서 의미있는 책들이고, 또 저자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역저라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한국인의 죽음과 사십구재?? 역시 그러하였다. 민속학적 방법론에 입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발품을 더욱더 많이 팔아야 했다. 일일이 인터뷰를 하고, 현장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바탕 위에서 논문을 썼다. 특히 이러한 인터뷰나 현장조사를 통해서 작성된 기본적 자료를 논문의 부록으로서 붙여서 공개함으로써, 다른 연구자들도 참조할 수 있게 하였고, 이 연구를 검증해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다 보니, 분량이 늘어나서 대저가 되었다. 또한 “올해의 불서10” 시상이 기본적으로 저자만이 아니라, 저자와 함께 출판사에 대한 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두껍고 비싼 책을 과감하게 간행해 준 출판사의 투자(노고, 공) 역시 크게 보인다. 이러한 학술서적을 출판해 준 출판사가 고맙게 생각된다. 일반인들에게는 ‘사십구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지 않은데, 이 책을 통해서 그러한 오해가 다소라도 벗겨지고, 불교적인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0-11-19 / 4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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