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 408호)에 대한 2010년도 발굴조사 성과를 오는 11월 25일 현장에서 관련 전문가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백제 말기에 조성되기 시작한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 왕실이 직접 관여한 중요한 유적으로 1989년부터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연차적으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 동안 왕궁리 유적에서는 대형 건물지, 대형 공동 화장실, 공방 등을 비롯하여 왕궁 관련 내부 공간 시설, 구획양상 및 활용 등을 밝힐 수 있는 자료가 지속적으로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올해 확장 조사가 이루어진 왕궁리 유적의 후원은 5층 석탑 북쪽에 위치하며, 유적의 중앙 이북인 구릉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미 2009년까지의 조사에서 후원 관련 시설이 확인된 바 있는데, 올해는 이와 연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길(環水溝)이 확인됐다. 반타원상의 물길에 의해 둘러싸인 후원 공간의 규모는 남북 길이가 최대 약 240m, 동서의 너비가 약 71m에 달한다.
한편, 북성벽의 중앙에서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평탄한 지점에서 북문지가 발견됐다. 북문지의 규모는 정면 3칸(동서 길이 4.40m) × 측면 2칸(남북 폭 3.90m)으로 추정된다. 이로서 왕궁리 유적에는 동·서·남·북 모두에 걸쳐 문지가 확인되었다. 반면 성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앞에서 언급한 물길(環水溝)과 만나게 된다. 이 물길을 건너기 위해 그 위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다리(橋梁)의 기초시설도 발견되었다.
올해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유구는 후원공간에서도 가장 평탄하고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 곳에서 발견된 평면 정사각형(方形)의 건물지를 들 수 있다. 건물지는 한 변의 길이가 약 55cm인 네모난(方形) 주춧돌(礎石)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건물지의 규모는, 정면 4칸(10m), 측면 4칸(10m)의 정방형이다. 이 건물지는 위치나 건물 규모 등으로 보아 거주 공간보다는 의례나 제례 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지에서 곧장 북쪽으로 평탄면을 따라 가면 앞서 언급한 교량과 북문지에 연결되고 있다.
금년도 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유물로는, 북벽에서 ‘大官官寺’명 명문와, 5층석탑 북동편의 민묘 이장 지점에서 확인된 중국청자편 등 궁성의 조성 및 사용시기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유물들은 향후 왕궁리 유적의 연대 설정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문화교류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학술자료로 평가된다.
향후 국립부여문화재연구는 왕궁리 유적에 대한 조사를 더욱 집중적이고 밀도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왕궁리 유적을 둘러싼 익산 백제문화의 전모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규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 ‘大官官寺’명 명문와
기사 출처 : 문화재청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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