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박물관(관장 류종목)은 오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천년 묵은 고려인삼을 품은 ‘천성산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상’을 최초로 공개하는 특별전과 특별 강연회를 연다.
부산 동래구 온천1동 원광사에 봉안돼 있는 이 보살상은 연산군 8년(1502)에 제작됐고, 숙종 32년(1706)년 중수됐음이 밝혀졌다. 보살상에서는 황동제 팔엽함과 종이에 싼 채로 발견된 각종 곡물류, 유리제품 그리고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 인삼 등 복장유물 47점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문화연수원은 지난 2월 23일 이 보살상 및 복장유물에 대한 학술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 인삼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1060AD(±80BP) 전후의 시기가 밝혀지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고려인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불상에 인삼을 넣었다는 기록은 있었지만, 불상에서 고려 인삼이 실물로 발견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높이 67cm, 어깨너비 30.3cm, 무릎너비 45.8cm인 보살상은 넓은 어깨에 곧은 자세로 당당한 모습이며 길쭉한 불신에 밋밋한 얼굴, 생략이 많은 단순한 형태미가 특징이다. 특히 근엄한 얼굴 표정에 목까지 축 늘어진 머리카락이나 목걸이와 영락이 배제된 단순함, 앞으로 축 늘어진 군의자락 등은 같은 시기 다른 보살상과는 차별되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통문화연수원이 보살상의 재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얼굴과 몸체는 소나무 재질, 팔과 다리는 은행나무 재질로 만들어져 동종이 아닌 다른 재료로 접합된 점, 뒷면 머리카락의 표현방식 등 형태가 독특하다.
이 보살상의 몸 안에서 나온 다양한 복장유물 중 발원문과 개금문을 통해 보살상이 만들어진 내력도 알려졌다. 즉 지방의 서민들과 승려들이 참여해 제작한 상이며, 원래는 고려 공민왕 12년(1364) 청동제 아미타 삼존불이 있었으나 보처불이 없어져 연산군 8년(1502) 흥교사 주지를 역임한 도유 스님이 협시보살을 다시 나무로 만들어 평안남도 은산현 천성산 관음사에 모셨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문화연수원의 문화재수리복원 전공자인 제갑식(문화재수리 목조각 기능자 2379호) 씨가 원광사로부터 보관 및 대좌 제작을 의뢰받게 됨에 따라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한편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정은우 교수가 이 보살상의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것을 계기로 지난 8월초 원광사에서 동아대 박물관에 유물 보관을 요청함에 따라 한시적으로 동아대가 수탁하게 됐다. 이에 동아대는 원광사의 특별공개전시 허락을 받아 특별전을 열게 된 것이다.
정은우 교수는 오는 9일 오후 4시 동아대 박물관 세미나실에서 ‘1502년명 천성산 관음사 목조보살 좌상과 복장유물’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정 교수는 이 보살상에 대해 “연산군 시기에는 승가를 폐지하거나 사찰 소유의 전답을 회수하는 등 본격적인 불교 탄압이 시작된 시기여서, 그 시기에 만들어진 불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더 크다”고 밝혔다.
<사진> 천성산 관음사 목조관음 보살좌상과 복장유물인 고려인삼, 황동제 팔엽함과 내용물.
기사 출처 ; 동아대 박물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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