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 실물이 공개됐다.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9월 1일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고, 이튿날 서울시 종로구 소재 다보성고미술에서 실물을 공개했다.
남 교수가 공개한 금속활자는 모두 12점으로 금속활자본을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이하 증도가)와 글자체가 일치한다.
《증도가》가 고려 고종 26년(1239)에 금속활자에서 목판본으로 복각됐으니, 1377년 《직지》를 인출할 때 쓰인 금속활자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라는 것이 남 교수의 주장이다.
남 교수가 이날 공개한 금속활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공인되면 세계 인쇄술는 새롭게 씌여야 한다. 남 교수가 공개한 금속활자는 明, 所, 於, 菩, 善, 平, 方, 法, 我, 福, 不, 子자로, 무게 4.3g∼4.9g, 크기 12∼15cm 크기이다. 이 중 ‘明’자의 경우, 조선시대에는 사용되지 않는 서체이고, 《증도가》에만 나타나는 글자와 동일하다는 것이 남 교수의 주장이다.
이날 공개한 금속활자를 가칭 ‘증도가자(證道歌字)’로 명명한 남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금속활자”라고 주장하고 “이번에 공개한 금속활자는 세계 기록문화의 역사를 새로 쓸 세계적인 우리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증도가》에는 발간 당시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였던 최이의 발문이 실려 있다. 이 발문에는 “금속활자로 인쇄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 이상 전하지 않아 금속활자본을 각공에게 시켜 목판본으로 복각했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 기록을 근거로 《직지》를 인쇄할 때 쓰였던 ‘흥덕사자(興德寺字)’보다 앞선 금속활자가 있었음은 공인돼 왔지만, 그 존재를 입증할 만한 금속활자나 금속활자 인본이 남아있지 않아 주조 시기, 수량, 인쇄 시기 등은 파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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