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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 100년 한국불교를 빛낸 불서 58종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책은 글을 쓰는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독자 이 세 사람이 만들어 가는 지적(知的) 예술이다. 저자는 책 속에 자신이 탐구한 사유세계와 혼(魂)을 담고, 출판사는 정성들여 그 혼집〔魂家〕을 짓고, 독자는 그 속에서 삶에 활력소를 얻는다. 혼집을 잘 지으면 지적 예술의 생명은 한층 더 빛나고 잘못 지으면 단축시키기도 한다.

저자는 혼집을 짓는 사람이다. 그래서 여러 혼집들을 유심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근대 이후 100년 동안 출판된 불교서적 가운데서 명저, 화제의 책, 베스트셀러, 논쟁서 등을 중심으로 특필할 만한 책을 뽑아서 주관적인 평가와 리뷰를 한 것이다.

근대 이후 약 100년 동안(1901∼1999) 출판된 불교서적은 12,000여 권쯤 될 것으로 생각된다. 대략 연대별로 추정해 본다면, 근대 초기에서 해방 전(45년)까지는 약 300여 종 가량 되고, 해방 이후에서 1959년(15년)까지는 약 150여 종쯤 된다. 이 시기는 6·25와 불교정화 등으로 인하여 출판된 책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60년대부터는 점점 안정을 찾으면서 매년 약 100여 종 이상이 출판되었다. 70년대에서 80년대까지는 매년 약 200∼250여 종이, 그리고 90년대는 약 300여 종 이상이 출판되었다.

책은 무엇을 막론하고 기대와 설렘 속에 탄생한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그리고 출판인은 자기가 만든 책이 오래도록 독자의 가슴에 남기를 바란다. 이런 바람은 저자와 출판사 모두의 꿈이다. 하지만 10년은커녕 1년도 살아남지 못하는 책이 허다하다. 만일 도서관마저 없다면 그 많은 책은 그대로 무상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선정한 ‘58권’은 비록 한 출판인의 짧은 시야(視野)를 통하여 선정되었지만, 그 시대에는 학문적·대중적으로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책이다. 이 속에는 불멸의 명저도 있고, 베스트셀러, 논쟁이 되었던 책, 화제의 책, 뛰어난 번역서, 출판역사상 특필해야 할 책 등 다양하다. 선정 기준은 국내 저술로서 책 자체가 갖고 있는 가치와 역할 면에 두었다. 따라서 명저 외에도 화제가 되었던 책, 논쟁의 초점이 되었던 책도 포함되었다.

어떤 책이든 그 책을 만든 저자와 출판사로서는 모두 일정 부분가치를 갖고 있다. 100여 년 동안 출판된 많은 책 가운데서 내용적 가치와 시대적 역할, 그리고 문화사라고 하는 잣대 위에 올려놓고 분석, 평가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심된 일이다. 아무리 객관성을 갖고 판단한다고 하지만 그 역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엄선하고자 노력했으나 시야가 좁아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책도 있고, 간혹 주관적인 취향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여기에 선정된 책이라고 하여 단점이나 부족한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 책이 갖고 있는 의미와 역할에 더 비중을 두었다. 필자가 쓴 이 책은, 선정된 책에 대한 본격적인 해제나 서평은 아니다. 본디부터 거기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 시대적인 역할과 의의, 그리고 의미 부여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단점, 부족한 점은 가능한 한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몇몇 책에 대해서는 언급한 것도 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1세기 동안 출판된 불서 가운데 근현대 100년 동안 ‘한국불교를 움직인 대표적인 책’을 선정하여, 그 의의(意義)와 가치, 시대적인 역할 등을 일별해 보고 싶었다.”며 “그런 작업을 통하여 한 세기(世紀)를 조망해 보고 더 나아가서는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삶의 철학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민족사 펴냄, 404쪽, 1만 8000원>

기사 출처 ; 민족사 보도자료

2010-08-26 / 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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