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철야정진법회에는 참선수행을 통하여 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많은 불자님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참 삶을 사는 길일까요. 우선 삶의 모습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살펴본 뒤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깨달음을 목표로 욕심을 버리고, 번뇌를 버리고, 모든 것을 버리면서 살아가는 분을 수행자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모두 제도한 뒤 성불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지장보살과 ‘누구든지 내 이름을 부르면 소원을 들어주리라.’는 관세음보살, 그리고 인류의 원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 같은 분들을 우리는 보살이라 부릅니다. 또 버리고 취함을 자유자재로 하는 분을 해탈한 사람, 자유인 또는 깨달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깨달은 분을 우리는 부처님이라 부릅니다.
부처님의 인생을 1등 인생이라고 한다면, 원력을 세워 중생들을 교화하는 보살의 삶은 2등, 욕심을 버리고 번뇌를 버리면서 온전히 깨닫고자 수행하는 수행자는 3등,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4등, 남을 괴롭게 하고 죄만 짓는 사람은 5등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기 이 자리에 모이신 우리 대중들은 몇 등 인생인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스스로가 3등 내지 4등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여러분들은 1등 인생은 살고 있지 못하지만 보살의 삶인 2등, 수행자의 삶인 3등, 평범한 삶인 4등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가 설명해 보겠습니다.
“봉사하고 베풀며 사는 것이 보살의 삶”
여러분은 각 가정에서 자녀들과 배우자에게 아낌없이 주는 무주상보시를 베풀며 살고 있습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베풀며 사는 그 인생이 바로 보살과 같은 2등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참나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철야정진법회에 오신 여러분들의 그 마음이 3등 인생입니다. 또 평범한 생을 살고 있는 여러분의 한 모습이 4등 인생입니다.
여러분들은 5등 인생을 살고 계시진 않지만, 5등 인생의 삶을 거치고 왔을 것입니다. 남을 미워도 해보고, 좋아도 해보고, 시기도 해보고, 나쁜 짓도 해 본 그것이 5등 인생입니다. 사실 여러분들은 1등 인생을 살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현재는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1등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1등 인생의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각자의 인생을 1등 인생으로 만들려면 참선을 통해 숨겨진 자기의 1등 인생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왜 참선을 통해 1등 인생을 찾아야 할까요. 참선이 깨치는 방법 중에 가장 빠른 수행법이기 때문입니다.
또 1등 인생을 살려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면 그 또한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그리고 인정을 받는 동시에 일을 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같이 느껴야 합니다. 즐거움만 있고 보람이 없는 삶은 불행한 삶입니다.
또한 그 즐거움은 오래가지도 못하고 남한테도 도움이 안 됩니다. 이 즐거움은 반복하는데서 시작됩니다. 무엇이든지 반복하면 취미가 되고, 취미가 거듭되면 소질이 됩니다. 또 소질이 거듭되면 업이 되는 것입니다.
보람을 느끼려면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반드시 보람과 즐거움을 같이 느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보람이 없는 즐거움은 오래가지도 못하고 불행하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어떤 일을 하면서 힘들어도 참는 것은 그 뒤에 오는 보람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자식을 훌륭하게 기르고, 아내는 남편을 잘 받들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지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 행복이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일이 되는 것입니다. 또 우리가 농사를 짓는 것도 보람 아닙니까. 내가 농사를 지어서 부모를 공양하고 내 이웃과 국가를 위해서 일한다는 그것이 보람입니다.
“깨달음에 목표 둔다면 부러울 것도 괴로울 것도 없어”
우리는 깨달음을 이루는 것에 보람을 두어야 합니다. 깨닫기 위해 믿고, 깨닫기 위해 알고, 깨닫기 위해서 수행해야 합니다. 깨닫기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가 필요한데 단지 육체의 건강만을 위해서 음식을 먹는다면 그 건강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먹고, 자고, 입고, 돈 버는 것 등 일상의 모든 생활을 깨달음을 이루는데 목표를 두고 산다면 여러분 부러울 것이 없고 괴로움도 없을 것입니다.
아침에 도를 알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 하루라도 1등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깨달음을 이루는데 인생의 목표를 두고 사는 사람은 영원히 삽니다. 우리가 부처님이 벼슬이 높다고 존경하는 것도 아니요, 인물이 잘생겼다고 존경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리수 아래에서 무상보리를 증득하시어 영원한 삶을 얻으셨기 때문에 존경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올 때 한 물건도 없이 왔다가 갈 때도 빈손으로 갑니다. 벼슬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많이 아는 사람이나 일자무식자나 그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이 생을 마칠 때는 빈손으로 갑니다. 이렇게 인생은 무상한 것입니다.
공부는 인생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가능합니다. 우리가 현생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그만큼 좋은 업을 가져가고, 나쁜 일을 많이 하면 그만큼 나쁜 업을 가지고 갑니다. 그러나 좋은 일을 하고 선업을 많이 쌓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깨치고 가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가운데 병을 얻으면 공부가 안됩니다. 또 공부는 안하고 육체만 건강하면 죄만 짓게 됩니다. 공부하려면 용맹심이 있어야 되고,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덕이 있어야 됩니다. 덕은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5가지 계행입니다.
첫째, 말을 많이 하지 말라. 둘째, 잠을 적게 자라. 셋째,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넷째, 책을 많이 보지 말라. 다섯째,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하지 말라.
우리는 이 다섯 가지의 계행을 지금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이 건강한 육신을 가지고 있을 때 ‘금생에 이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의 물도 녹이기 어렵다.’는 철저한 수행정신을 가지고 항상 정진하고 또 정진해서 부처님과 같은 1등 인생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출처 ; 만불신문 58호(2002년 6월 8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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