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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운 대종사 영결식 영결사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四大는 본래 無生이요, 五蘊은 滅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평생 그러한 가르침을 朝夕으로 갈고 닦았음에도 머리로만 끄덕끄덕 하고 있으니 부질없는 눈물만 흘러내립니다. 아마도 그 눈물은 佛性을 간직한 온갖 善緣에도 귀한 하루하루를 하릴없이 보내고 있음을 懺悔하고 自覺하기 때문일 겁니다.

천운 대종사여! 중생의 마음이 늘 이와 같습니다.

부처님의 解脫마저도 生死如如한 지혜로 받들어야 하고 世間의 지중한 인연이 오고 감에는 간여하지 말아야 함이 衲子의 本分事이지만 홀연히 떠나신 대종사의 공허한 자리에 넋을 놓고 촉촉한 細雨를 보이고 있습니다.

聖性한 자태로 산과 들은 空寂을 이루어 본처의 實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꽃과 녹음은 조화를 이루어 生滅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앞 다투어 우주를 장엄하고 있는 頭頭物物이 어지럽게 드러나고 있을 이때에 자비와 지혜의 등불과도 같았던 스님의 열반에 어찌 중생심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천운스님! 衆生의 마음 이러할지니 슬픔을 탓하지 마십시오.

慈悲本處의 상징이셨던 스님의 德化는 부처님의 對機說法을 떠오르게 합니다. 삿된 인연으로 말미암아 ??圄의 몸이 된 재소자들에게는 중생의 고통을 쓸어안으신 관세음보살님의 미소였으며, 어머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자애로움이 항상하신 선생님이셨습니다. 손이 불편하거나 다리가 불편한 장애우에게는 손과 다리가 되어 주셨으며 몸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효부가 되는 데 隨喜응하시어 나눔을 실천하셨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스님의 덕화는 우리 종단에도 두루두루 차고 넘쳤습니다. 호남의 본사와 종단의 종무행정, 교학과 포교에도 그 덕화가 빠짐없이 비추었으니 태양 빛이 세상에 온갖 생명에 평등하게 드리우는 이치와 같다 할 것입니다.

천운스님!

스님께서는 近世의 큰 스승이신 지암 화상을 恩師로 득도한 이래 송광사 지장선원에서 수선안거하시고 10하안거를 성만하셨습니다. 서옹 큰스님과 전계전법의 건당 인연을 맺어 참사람을 키우는 인재 불사에도 매진하셨습니다.

오늘 스님의 마지막 법석에 납자와 불자들이 구름같이 모인 까닭도 바로 스님께서 평생 일구신 자비본처를 身口意에 담아가고자 함입니다. 오고 감이 生死自在의 大機大用일지라도 이처럼 還歸本處하여 말없이 實相만을 보이시니 소납과 사부대중의 슬픔은 더없이 크게 밀려옵니다.

천운스님!

山門에는 공부하고 수행하는 가풍을 드높이셨고 산문 밖에는 자비의 가르침을 널리 홍포하셨으니 이 자리에 모인 대중들 역시 스님과 같이 살다가 如如하게 회향할 것을 발원하는 일이야말로 스님의 마지막 법석을 더욱 아름답게 장엄하는 善業이라 믿습니다. 스님의 現身이 되어 자비로써 세상을 수놓을 것이며 서릿발 같은 戒??으로서 청정한 수행공동체를 완성할 것입니다. 眞如自性에 生死去??가 없다 할 것이나 스님께서 남기신 자비와 정진의 덕화는 불멸합니다. 스님의 거룩한 가르침을 이어 종단을 圓融공동체로 이끌 것이며 五濁惡世의 세상엔 자비의 씨앗을 설파하겠습니다.

불기2554(2010)년 7월 18일
大韓佛敎曹溪宗 元老會議 議長 宗山 焚香

 

2010-07-20 / 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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