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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아 윤회에 들지 않는 것이 참된 효”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부처님이 입멸한 후 시기를 셋으로 나눕니다. 정법시대, 상법시대, 말법시대가 그것입니다. 정법시대는 불법이 바르게 행해져 가르침과 수행자와 깨달음을 이루는 자가 있는 시기를 말함이요, 상법시대는 가르침과 수행자는 있어도 깨달음을 이루는 자는 없는 시기를 이릅니다. 말법시대는 불법이 쇠퇴하여 오직 가르침만 있고 수행자도 깨달은 자도 없는 시대를 말합니다. 흔히 요즘 세상을 말법시대라고 합니다. 물질이 풍부해지니까 불교를 안다고 해도 실천하는 이가 나오지 않는 시대입니다.

불교는 실천하는 종교

부처님 말씀은 내가 스스로 실천을 해야 합니다. 실천하지 않고 듣기만 하고 말하기만 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불교는 실천하는 종교이지 이론을 따지는 종교가 아닙니다.

진감선사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진감선사는 키가 크고 얼굴이 검붉었습니다. 신심이 장했던 스님은 공부를 잘했습니다. 진감 선사는 오도한 후 강물 속 물고기가 춤추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범패를 창안했다고 합니다. 선사는 모든 이들에게 범패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스님은 의술에도 조예가 깊어 병든 이를 치료하는데도 힘썼습니다.

또 검단 선사라는 고승이 있습니다. 고창 선운사를 창건한 스님이지요.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지을 때 절터에 해적이 살고 있었습니다. 선사는 그들을 무작정 내쫓지 않고 소금 굽는 법을 알려주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 후 절을 지었습니다.

두 스님처럼 불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아무 조건 없이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베풀지 않고 이익이나 한 몫 챙기려고 하다 보니까 사람들의 정신이 병들어가고 메말라 가는 것입니다. 불자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 중 하나가 잘못된 것을 슬퍼할 줄 아는 것입니다. 상대의 불행이 내 불행임을 알아야 합니다. 보통 사람은 남의 불행은 나의 불행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남이 불행해지면 그 영향이 나에게까지 오기 마련입니다.

여기 컵이 있습니다. 컵이 지금 내게 있어 내 것이지만, 저쪽에 놓으면저 사람의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재물이든지 긍극적으로는 네 것 내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내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는 될 일이 아닙니다.

나만 생각해 다툼 일어

불교의 대의는‘제악막작(諸惡莫作)’ 즉,‘ 모든 악업을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상대와 인연이 돼서 만났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법정 스님에게 전 재산을 기부해 절(길상사)로 만든 대원각 보살처럼 무소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무소유는 자기 것을 갖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자기 것이라는 말은 상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 불자는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보살이 그러합니다.

이제 수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수행의 제일은 선정(禪定) 입니다. 선정에 들면 언어, 시비, 전체가 떠나버린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것은 시끄럽지도 않고 좋고 나쁠 것도없고, 안정된 생활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재가자들은 수행하기 위해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행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참선을 하기도 하고 경을 보기도 하는데, 살아오면서 보니《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마다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고 삼귀의를 한 후 앉아 경을 읽으면 됩니다. 독경 후에 시간이 되면 참선도 하고, 염불도 하는 것입니다.

부처되기 위해 수계

계도 받아야 합니다. 계는 부처가 되고자 받는 것입니다. 계는 받으라고 한다고 받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가 될 마음을 내지 않는다면 계를 받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부처가 되는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입니다. 지금의 나는 수억 겁의 생을 살면서 수많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 이루어진 몸입니다. 수많은 부모님으로부터 얻어먹은 젖만 해도 태평양보다도 많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부모 은혜를 입지 않겠다고 머리 깎고 절에 오는 것입니다. 절에 와서 열심히 수도해서 부모님께 오도송을 내놔야 하고, 다시는 윤회에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참된 효입니다.

부모는 자식들이 부처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요즘 한 가족 안에서도 종교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는 불교를 믿지만 자식들은 타종교를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상은 철저하게 전해주고 전해 받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올곧게 가르치지 못하고, 불법을 전해 주지 못한다면 불교를 백날 믿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식들도 계를 받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처가 될 마음을 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합니다. 어렵다는 것은 일거리가 줄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잘 살더라도 언젠가는 굶주리는 때가 오게 돼 있고, 우리가 수행을 열심히 하더라도 피치 못하게 못할 때가 오게 돼 있습니다. 그런 것에 비유해서 본다면 자기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웃으며 상대방을 도와주려는 생각을 항상 가진 이가 보살이며, 그런 실천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수행은 어디 가서 참선한다고 해서, 주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 ; 만불신문 123호(2005년 1월 1일자)

2010-07-14 / 5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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