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초조대장경 복원을 위해 한·일 두 나라 불교계가 힘을 모았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대구 동화사, 대구시, 일본 난젠지(南禪寺), 일본 하나조노대(花園大)등과 함께 6월 7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 복원간행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 종림 스님, 일본 난젠지 종무총장 고토 노리오(後藤憲雄) 스님, 요시자와 가츠히로(芳澤勝弘) 일본 하나조노대(花園大) 국제선학연구소 부소장, 루이스 랭카스터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 이건무 문화재청장,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족식에서 만장일치로 위원장에 선출된 종림 스님은 “오늘 발족식은 지난 6년간 진행해온 초조대장경 조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초조대장경을 복원 간행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초재대장경 복원간행사업은 한·일 두 나라 불교 교류와 세계 불전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대장경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토 노리오 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초조대장경 디지털화 사업은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계승한 사업”이라며 “2011년 초조대장경 조성 천 년을 맞아 두 나라 불교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서로 발전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랭카스터 교수는 “한·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초조대장경을 복원 간행하기로 한 것은 기술적 측면이나 국제협력 측면에서도 선구적인 모범사업”이라고 말했다.
초조대장경복원간행위원회에 추대된 고문과 위원들은 앞으로 고려대장경연구소가 2004년부터 6년간 디지털 전산화한 국내외 초조대장경 2,000여 권을 원본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복원하는데 있어 자문과 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복원간행위는 우선 7월까지 복원간행도감을 구성하고, 8월까지 초조본과 가장 유사한 한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 10월까지 디지털 이미지 가공 샘플작업과 인쇄 방식을 정한 후 올해 12월까지 권자본 형태로 샘플본을 100~160권 제작할 방침이다.
한편, 복원간행위원회는 발족식에 이어 ‘고려 초조대장경 조사 완료 한국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서는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고려 초조대장경 조사완료 보고’를, 오윤희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이 ‘초조대장경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시연’을 각각 발표했다. 이와 함께 초조대장경 원본도 전시됐다.
고려 초조대장경은 거란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현종 2년(1011) 판각을 시작해 선종 4년(1087)에 완성한 고려 최초의 대장경이다. 대구 부인사에 보관돼 있었는데, 고종 19년(1232) 몽고군의 침입 때 소실됐다.
초조대장경은 그동안 현재까지 전래된 것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왔으나 성암고서박물관, 호림박물관, 호암미술관과 개인 등이 약 300여 권을 나누어 가지고 있음이 밝혀진 데다, 일본 교토 난젠지(南禪寺)와 대마도에 2600여 권이 보존돼 있는 것이 알려져 연구에 활기를 띄고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는 일본 하나조노대 국제선학연구소와 함께 지난 6년간 난젠지에 소장돼 있는 초조대장경 1800권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사진> 호암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제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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