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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을 버리는 것이 부처님 따르는 길”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스스로 자신의 법을 찾아 가면 가는 곳마다 부처님을 만나는구나.”

이 말은 내가 지금 어떤 문제에 부딪혀 있는지 알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예를 들면 내가 뭘 먹어야 하는지조차 내가 제일 잘 아는 것입니다. 내 속에 있는 ‘나’를 알게 되면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부처님께서 대답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누구냐’ 하는 의문을 가지고 살아야 하며 담담하게내 존재, 내 모습을 지키며 흐트러짐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1987년에 달라이라마를 만나서 같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 중에 우리는 꼭 불교라기보다는 가장 인간적인 종교가 사람들 내면의 힘이 되어 준다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불교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각각의 의미를 지닌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불교는 마치 팔만 사천 보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각각의 사람들마다 어울리는 보물이 다 다른 것입니다. 작은 사람에게는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작은 말이, 큰 사람에게는 큰 말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 음식을 먹어봐야 어떤 맛이 내가 느끼기에 가장 맛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보기만 하고 내 입맛에 꼭 맞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젓가락질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직접 맛을 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어떤 음식이 어떤 맛을 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하며 부처님의 많은 가르침을 스스로 따라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 중의 하나는 자신의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삶을 어떻게 살면 보람 있게 살 수 있는지 고민을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어떤 삶이 될 것인가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되고 많은 종교 중에서 자신에게 어떤 말씀이 가장 중요하게 다가오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많은 종교인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믿고 찾아가는 종교가 제일 훌륭하다고 합니다. 자신이 종교를 믿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건전하게, 무게 있게, 깊이 있게 깨달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가졌다고 하지만 그 깊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내가 제일이지, 너는 물러서라.’란 식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선 많은 불상이 파손됐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을 믿는 사람 중에는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지극히 드뭅니다.

부처님은 아주 좋은 말씀을 하십니다. 부처님 말씀은 나와 다른 것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부처님 말씀을 듣고 실천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어도 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요즘 인도에서는 종교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천대받던 하층계급 사람들이 일어나서 “자, 우리도 인간 대접을 받고 싶다. 계급을 만들어놓고 우리를 천민으로 만든 것은 부당하다. 부처님의 힘을 빌려서라도 지금 벗어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도에서 이런 경우는 흔한 것이었습니다.

인도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싸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의 좋은 말씀을 듣고 실천을 한다 해도 그 과정이 서툴면 안 됩니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특히 다른 사람과의 문제였다면 우선 어린애와 같은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욕심이 없다는 것은 집착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뇌와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자신이 먼저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과연 내가 이것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스스로 이 일이 어떤 욕심에서 나온 생각인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집착을 내보내야 합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되려면 진리를 읽고 바르게 행동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야 합니다. 자신은 바른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할 수도 있지만 돌아보면 꾸불꾸불 굽은 길을 왔을지도 모릅니다. 부처님께서는 굽은 길이 없었습니다. 가식이 없는 그대로 끝까지 가셨습니다. 목숨이 다할지라도 한 길을 그대로 가겠다고 생각하시고 그러셨습니다. 부처님의 뜻을 따른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 가르침은 힘이 되어 줍니다. 힘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괴로움의 출발점을 모르니까 단순하게 ‘내가 왜 이렇게 고생해야 되지, 내가 왜 이렇게 고통 받아야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 순간을 원망만 할 뿐입니다.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알 수 있다면 괴로움을 없앨 수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 속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부모님이 아들을 데리고 어떤 절에 찾아왔습니다. 그 사람들 말이 아들이 올해 중학교 2학년인데 갑자기 공부도 안 하고 비실비실 병을 앓는다고 했습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이가 이상해졌다고 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병원을 다 돌아다녀도 안 되고 해서 서울까지 갔는데 의사는 그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어디선가 귀신이 잘 못 들어온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께 기도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한 절에 찾아가서 아이를 맡겼다고 합니다. 몇 개월 정도 절에 있으면서 금강경도 배우고 기도도 하면서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곤 병원에 다시 가서 진찰해보니 병이 없다고 나왔다고 합니다. 지금은 병도 없고 공부도 잘하고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되려면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 실천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부처님의 제자로서 떳떳하게 살다가겠다는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절대 여러 사람에게 힘을 빌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함부로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요즘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부처님 제자라면 자신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게끔 노력해야 합니다. 돈만 많이 벌었다고 다 된 것이 아닙니다. 항상 나를 돌아보며 뜻을 세워야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시길 바랍니다.

출처 ; 만불신문 48호(2001년 12월 15일자)

2010-06-04 / 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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