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2월 27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제28차 총회에서 ‘국민 화해와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갑시다’란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호소문에서 “쌍용차 문제 등은 일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배타적 갈등, 고립과 절망, 죽음의 행렬을 상징하는 문제이며, 이것이 쌍용차 문제 등을 대안적으로, 사회통합적으로 잘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유”라며 “새 대통령과 정부가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해 담대하게 길을 열어 나가고, 당사자들은 물론 온 국민들이 이에 호응하여 상생과 통합의 새 길이 쌍용차 문제에서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고 밝혔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국민화해와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갑시다!
2013년도 정기총회에 참가한 우리 종교인들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과 새 정부 출범을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특별히 사회적 약자 보호와 국민대통합의 시대를 열어 진정한 ‘국민행복의 시대’를 열어나가게 되기를 염원합니다.
급변하는 현실 속에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나라 안팎의 어려운 현안들은 기존의 사고와 관행으로는 쉽사리 풀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자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는 새 정부가 국민화해와 통합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잘 실현하리라 기대하며, 한국사회의 갈등을 상징하는 쌍용차 문제, 현대자동차 문제 등에서 그 희망의 씨앗을 뿌릴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별히 지난해 5월부터 쌍용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각계각층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 결과 노-사 모두 회사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하게 되었고, 정치권도 사회통합적 해결을 약속하는 등 소중한 진전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성이 모자라서인지 쌍용차를 둘러싼 갈등은 아직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이제 쌍용차 문제 등은 일개 사업장만의 문제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배타적 갈등, 고립과 절망, 죽음의 행렬을 상징하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쌍용차 문제 등을 대안적으로, 사회통합적으로 잘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잘 풀어 나가야 온 사회에 팽배한 대립과 갈등을 완화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고립과 절망에 빠져 있는 이들이 대화와 상생의 새 길을 모색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종교인들은 다시 한 번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문제 당사자들이 기존의 입장을 조금씩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서로 대화하면서, 상생의 방향에서 해결해 나가기를 호소합니다. 더욱이 ‘국민행복 시대 개막’을 약속한 새 정부가 서로를 신뢰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도록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새 정부는 정직하고 진실된 자세로, 관용과 화합의 차원에서 기존의 입장을 과감히 벗어나 통합의 물꼬를 터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인들과 노동자들에게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도, 노조가 권익활동을 하는 이유도 모두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얻어야 할 이익이나 행복은 존재하지 않으며,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해치면서 나의 행복이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노사 간에 이견이 있고, 때로 다툼이 있을지라도 함께 사는 공동체의 동반자 관계를 허무는 과도한 비난과 공격은 자제해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희망과 책임을 굳건히 하면서 함께 문제를 풀어갈 것을 당부 드립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큰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이럴 때야말로 이웃의 어려운 문제에 관심을 쏟고, 나누는 삶이 절실합니다. 우리 종교인들부터 좀 더 낮은 자리에서 고통을 나눠지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사회제도와 정책을 살피고, 서로 신뢰하는 사회가 되도록 솔선수범하여 생명의 존엄이 무엇보다 존중되는 공동체가 되도록 우리 종교인들부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다시 한 번 새 대통령과 정부가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해 담대하게 길을 열어 나가고, 당사자들은 물론 온 국민들이 이에 호응하여 상생과 통합의 새 길이 쌍용차 문제에서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총회 참가자들은 오는 10월31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참다운 종교화해와 협력의 결실을 맺는데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7대 종단뿐 아니라 온 국민의 따뜻한 관심 속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3. 2. 27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제28차 정기총회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