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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없는 화두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2553년 동안거 해제 법어

지난 결제(結制) 구십일(九十日) 동안 정진(精進) 대중(大衆)은 나름대로 열심(熱心)히 공부(工夫)했다고 산승(山僧)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깨치는 것이 빠르고 더딘 것은 사람마다 인연(因緣) 시절(時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영운선사(靈運禪師)는 三十年(삼십년)을 공부(工夫)해서 깨치고 고봉선사(高峰禪師)는 칠일(七日)만에 깨쳤습니다.


영운선사(靈運禪師)의 오도송(悟道頌)을 소개(紹介)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삼십년래심검객(三十年來尋劒客)이여 기도락엽기추지(幾度落葉幾抽枝)요
자종일견도화후(自從一見桃花後)로 직지여금갱무의(直至如今更無疑)로다.

삼십년(三十年)동안 애써 정진(精進)하는 동안 새싹이 돋는 봄과 낙엽(落葉)이 지는 가을을 몇 번이나 겪었던고...
복숭아꽃이 활짝 핀 것을 한 번 보고 나서 이렇게 모든 의심이 한꺼번에 없어졌네 하였다.

봄은 공부가 잘 될 때요 가을은 공부가 안 될 때를 가르치는 말입니다.

공부(工夫)하는 사람은 화두(話頭)만 열심(熱心)히 할 뿐 빨리 깨치겠다는 욕심(欲心)은 없어야 된다. 속효심(速效心)을 가지고 공부(工夫)하는 병(病)만 생기고 사견(邪見)도 일어나서 바로 깨치기 어렵고 깨친다 하더라도 정력(定力) 없는 건혜(乾慧)일 뿐이니 건혜(乾慧)로써 어찌 생사를 해탈(解脫)하겠는가?


부설거사송(浮雪居士頌)에
가사설법여운우(假使說法如雲雨)하야 감득천화석점두(感得天花石點頭)라도
건혜미능면생사(乾慧未能免生死)하니 사량야시처부부(思量也是處浮浮)로다하였다.

설사 법문을 구름 피듯 비 내리듯 잘 해서
하늘이 감동해서 꽃비가 내리고 돌이 고개를 끄덕인 다해도
간혜로운 생사(生死)를 면할 수 없으니
생가해 보면 허무하고 부질없는 짓이로다 하였다.

금일(今日) 대중(大衆)은 남이 알아 주기도 바라지 말고 깨치기도 바라지 말고 결제(結制) 해제(解制) 상관없이 간단(間斷) 없는 화두(話頭)로 끊임 없이 공부(工夫)하면 자연(自然)히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도래하여 얼음 눈 녹듯 의심(疑心)이 사라지고 공안(公案)에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송풍한(松風寒)하니 사면(四面) 청산(靑山)이요
추월명(秋月明)하니 일천여수(一天如水)로다

솔바람이 차니 사면이 모두 푸른 산이요
가을달이 밝으니 온 하늘이 물처럼 맑도다.
주장자를 세 번 구르고 하좌(下座)하다.

2010-03-03 / 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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