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DMZ 내에 있는 후삼국시대 태봉국 도성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철원 태봉국도성 조사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태봉국 도성은 궁예가 철원에 도읍(905년)하면서 쌓은 성으로 외성, 내성, 왕궁성의 3중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성 전체가 DMZ 안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여 연구자들이 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DMZ 현지 조사와 일제강점기 자료들을 모아 이번에 자료집으로 펴낸 것이다.

이번 자료집에서 주목되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철원지역 지적도에서 태봉국 도성의 윤곽을 확인한 것이다. 이 자료는 그동안 조사 및 공개된 바 없는 것으로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지적도(1:1,200)를 협조 받아 분석하였다. 태봉국 도성의 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어 왔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외성 둘레 14,421척(약 4,500m)·내성 둘레 1,905척(약 600m)으로,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서는 외성 둘레 약 6,000간(약 10,909.1m)·내성 둘레 약 400간(약 727.3m)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도성의 형태가 남북으로 기다란 직사각형을 띠고 있으며, 외성 약 12,306m·내성 약 7,656m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 분석 자료는 현재의 인공위성 사진 및 1950년대 항공사진과 함께 태봉국 도성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향후 현지 조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2008년 DMZ 내 현지조사를 실시하면서 수집한 자료들과 현지에서 조사한 내용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DMZ에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많은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그중에서 태봉국 도성은 한 나라의 수도였다는 점에서 고대와 중세의 도성 형태나 운영 체제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의 보고임에 틀림없다. 향후 이 자료집은 학계에 철원 태봉국 도성에 대한 연구 자료를 제공하고, 이 지역에 대한 개발에 있어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이 기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배포한 보도자료 입니다.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