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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남자친구와 함께 왔어요” [만불사에서 만난 사람들] 글자크게글자작게

 
“딸이랑 딸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려고 왔어요. 젊은애들이 데이트에 끼워줄까 했는데, 끼워 주더군요. 제가 주책인가요? 애들이랑 함께 나오니까 더 젊어진 것 같아요. 또 만불사에 같이 와서 소원도 빌고 부처님도 만나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딸과 그의 남자친구와 함께 만불사 참배길에 나선 이진순(52) 불자. 그녀는 모처럼 갖는 산사로의 나들이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절에 함께 자주 와야 하는데….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같이 오질 못했어요. 이번이 처음이네요.”

그동안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 만불사을 찾지 못한다는 그녀는 비로소 그 소원을 풀었다고 했다. 우연히 딸과 시간이 맞아 만불사에 함께 왔다는 그는 딸의 남자친구도 함께 해 더욱 든든하다 했다.

이진순 불자는 잠시 딸과 남자친구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만불보전 외벽에 모셔둔 가족들의 인등 부처님을 친견했다. 가족들의 건강과 올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아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에 취업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싶어서였다.

“요즘 취업도 힘들다는데 걱정이죠. 부모도 이렇게 걱정인데 본인은 어떻겠어요. 그냥 옆에서 지켜봐 주고 부처님께 이렇게 기도드리는 게 고작이죠. 아들이 좋은 곳에 취직한다면 더 이상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멀리서 소원지를 작성하고 있는 딸의 남자친구를 바라보던 그녀는 “요즘 애들 같지 않게 어른들에게 참 잘해요. 집에도 자주 놀러오고, 아들처럼 다정하게 대해줘 고맙고 예뻐요. 주말인데 여자친구 엄마 모시고 절에 오는 젊은이가 흔하지는 않잖아요”라며 은근슬쩍 미래의 사위자랑에 열을 올렸다.

이어 이진순 불자는 “또 한 명의 아들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딸과 딸의 남자친구가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서로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좋은 만남 갖길 바래요”라며 그들의 행복을 기원했다.


이진숙 불자 /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2008-08-04 / 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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