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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 벗어나려면 부지런히 부처가 되라”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세월이 유수 같아서 어느 덧 동안거 해제일을 맞이하였습니다. 한철 동안 대도(大道)가 무엇인지를 각자 근기에 맞게 열심히 수행하였으니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마무리가 아름다워야 그 결과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지공 화상은 ‘대도가 항상 눈앞에 있다(大道常在目前)’고 하셨는데, 이것은 시간적으로는 ‘지금 이 순간’이란 뜻이고 공간적으로는 내가 직접 보고 있는 ‘바로 여기’란 뜻입니다.  무문 혜개 스님은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하였고, 노자는 《도덕경》에서 ‘대도범혜(大道氾兮, 대도는 두루 펼쳐져 제한이 없다)’라 하였으니, 대도(大道)란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입니다. 따라서 대도란 진리를 깨달은 마음을 말하며, 이 마음이란 것이 다른 데 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바로 여기, 지금 깨어있는 자기가 존재하고 있는 이 자리에 공유하는 모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기신론》에서 ‘마음이 일어나면 만물이 일어나고[心生種種法生], 마음이 사라지면 만물이 사라진다[心滅種種法滅]’라고 한 것입니다. 이러하기에 출가수행자는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 깨어있어야 하는데, 이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마(魔)의 제 장애입니다.

《능엄경》에서는 마를 경계하여 ‘십종마(十種魔)가 말세에 나의 법중(法中)에 있어서 출가하여 수도하며, 이미 정변지각(正遍知覺)을 이루었다고 속이고, 계율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으며, 드디어 악마사(惡魔師)와 마(魔)의 제자가 되어 음욕을 서로 전하여 내려오면서 그것을 보리(菩提)라고 잘못 인지한다.’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수행하는 사람이 미혹하여 지금 자기의 경계가 어느 정도인지, 자기의 공부가 어떤 경계에까지 이르렀는지 생각하지 못하고 아만심(我慢心)을 내어서는 안 되며, 완미(頑迷)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계행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만행을 떠나 주유천하할 때에는 부디 삼독심에 물들지 말고, 더욱 더 자신을 다잡아 올바른 소견을 굳건히 견지할 수 있도록 수행의 고삐를 놓지 말기를 당부합니다.

삭발인경설만도(削髮因驚雪滿刀)
머리를 깎다가 삭도에 눈이 가득해 놀라고
방지세월불상요(方知世月不相饒)
바야흐로 세월이 얼마 남지 아니한 것을 알았다.
도생탈사근성불(逃生脫死勤成佛)
삶과 죽음 벗어나고자 하면 부지런히 부처가 되라.
막대명조여후조(莫待明朝與後朝)
내일아침 모레아침을 기다리지 말고 하라.

불기 2557년 2월 24일(음력 1월 15일)
韓國佛敎太古宗 宗正·太古叢林 仙岩寺 方丈 慧草

2013-02-21 / 4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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