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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법 스님이 건네는 성찰과 깨달음의 메시지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젊은 당신에게
도법 스님이 건네는 성찰과 깨달음의 메시지

2012년 대선이 끝난 이후, 갈등과 불신이 전염병처럼 번져가고 있다. 승자와 패자 할 것 없이 상처를 입고 있다. 경제는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년은 취업하지 못하고 중년은 일자리를 잃는다. 노동자와 노동자 사이도 단절되고, 이웃과 이웃이 얼굴을 멀리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새해가 밝았지만 어디에서도 희망을 말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고통 속에서 젊은 당신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세상이 아우성이다. “너도 나도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고 하는 갈망과 절규가 우리를 더욱 더 큰 아픔과 암흑 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일상에서 고통을 받으며 “이른바 ‘국민멘토들’이 명약이라고 주장하고 내놓은 처방전을 찾아 정처없이 유랑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며 쌍용차 사태,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 사회의 첨예한 분열과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의 길을 찾고 있는 도법 스님이 새 책 《지금 당장,》을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스님은 자기 자신의 삶부터 직시하고 직면해서 스스로 명약이 되라고 일갈한다. “교회 앞에 엎드려 절해야 한다면 절하겠다는 심정으로, 청와대에 가서 읍소하라면 읍소하겠다는 심정으로” 쓴 이 책은 도법 스님이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당신에게 직설어법으로 건네는 삶의 지침서이다.

“위로와 치유의 설탕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유랑하고 몰려다닐 것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그 명약으로 탈바꿈되어야 합니다. 직시하고 직면하여, 인간이라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용기를 내야, 비로소 고통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_서문에서

“그 누구, 그 무엇, 그 어디, 그 언제가 아니라 지금 바로 직면한 자기 자신의 실상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신의 실상, 자기 본래 모습을 사실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면 그곳에 길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_76쪽

주인으로 사는 삶을 한순간도 미루지 마라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지금 있는 그곳이 곧 진리이다

“지금 당장, 자기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지 가만히 귀 기울여보셨으면 합니다.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믿음을 갖고 대하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대로, 청년은 청년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스스로 무엇인가 작동하는 힘이 있습니다.” _본문 39쪽

“위로는 에어컨에 불과해…”
불편하고 힘들어도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질문 하나를 챙기십시오

지리산 실상사에서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운동을 펼치며 생평평화의 길을 걸어온 도법 스님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를 담은 《지금 당장,》은 “부끄럽고 고통스럽고 죄송스럽습니다”는 아픈 고백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 삶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는 이 책은 버거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따뜻하게 다독이거나 위로하지 않는다. 스님은 “위로를 통해 치유하고 희망을 찾겠다는 것은 에어컨 처방과 비슷해서 순간적으로 편하고 좋을 수 있으나 결국 삶을 왜곡해서 바라보게 하고, 삶을 더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착각과 환상에 중독되는 삶”을 낳는다고 하며 고통의 실상을 사실대로 보는 연습을 권한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의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는 무엇일까? 스님은 “온통 자기중심의 이기적이고 감각적인 즐거움에만 관심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작 자기 자신의 존재가치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무지”하기에 삶의 문제가 닥쳤을 때, 피하거나 이기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반사의 사건들에 언제나 새로운 각도로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오랜 신념조차도 부정하는 용기”이다.

“질문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인생 전체에 걸쳐서 생각하자면 어떤 물음을 가지느냐가 중요합니다. 좋은 물음은 우리의 실상에 대해, 일상에서 다반사로 닥치는 문제에 대해 그것의 실상을 보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_본문 46쪽

“왜 우리는 행복하지 못할까?”
내 안의 설계를 바꾸기 위한 도법 스님의 명쾌한 직언

“삶의 혁명이 일어나면 사회도 변합니다. 우리의 몸에 맞게 변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우리의 의도에 의해 설계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주체인 우리가 변하면 우리 사회의 설계도도 변합니다.” _본문 135쪽

도법 스님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그릇된 생각으로 ‘1등’과 ‘부자’를 꼽는다. 모두 1등이 되고 부자가 되면 공간적으로 인류의 문명이 유지될 수 없는데도 우리는 ‘1등’과 ‘부자’만을 꿈꾸며 상대를 욕하고,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고, 남을 짓밟고 있다. 이로 인해 파괴된 관계의 회복을 위한 방법을 스님은 불교의 팔정도와 연기법에서 찾는다. “정신통일의 세계도 가장 최고의 경지까지 해봤고, 왕자로서 궁궐에서 잔뜩 먹고 놀아도 본 붓다” 그러니까 “양 극단을 모두 경험한 붓다”가 제시한 팔정도의 요지는 “직면한 사실을 잘 봐라”이다. 직면한 사실을 잘 보면서, “세상의 모든 존재가 그물의 그물코처럼 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는 연기법을 이해하게 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의 제도를 고치려고 하고, 문제가 되는 상대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근원적 변화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세계관을 바꾸는 것”이다. “체제혁명도 필요하지만 체제를 구성하고 만드는 주체인 우리의 세계관을 혁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상대방을 바꾸려고만 들면, 우리들의 관계는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병들게 됩니다. 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길고 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자신을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그 안에도 바꿔야 할 제도가 있습니다.” _본문 154쪽

고통과 갈등의 한가운데 놓인 당신에게
도법 스님이 건네는 희망의 길

“그 무엇도 내 삶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슬픔도 아픔도 실망도 좌절도 기쁨도 따뜻함도 희망도 성공도 모두 삶의 바다에서 출렁거리는 파도입니다. 그 모든 것을 거름으로 삭여내고 새로운 희망의 삶을 가꾸어내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와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근성이 필요합니다. 용기와 근성은 언제나 현장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_본문 69쪽

이 책에서 도법 스님은 깨달음을 얻은 이후의 붓다의 행보를 자주 거론한다. 붓다는 깨달음을 얻은 이후, “가장 왕성한 도시, 최첨단의 사상과 문물이 화려하게 거리에 넘쳐나는 강대한 왕국의 수도”에서 설법을 펼치고 “개인의 변화를 통한 사회적 변화와 완성”을 추구했다. 붓다의 출가는 “단순히 개인의 내면적 완성을 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완성, 사회적 고통의 극복을 위한 선택”이었다.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며 4대강 사업, 한진중공업, 제주 강정마을, 쌍용차 등 사회의 가장 격렬한 문제적 현장과 함께해온 스님은 《지금 당장,》을 통해 갈등의 중재자로서 활동을 하며 얻은 좌절과 깨달음을 전한다. 해군기지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냐에 따라 남이 되어버린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와 쌍용차의 해고되지 않은 노동자와 해고된 노동자들 간의 단절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모순과 대립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다루는, 둘을 하나로 다루는 화쟁사상”이 부족하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존재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도법 스님은 “공동선을 잊지 말 것과 대화의 시도”를 당부한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길은 현장과 자신에게 있고, 현장의 진정한 관심과 애정의 연대”에서 길이 열린다. 희망이 있는 곳은 “지금 여기 본인이 두 발을 딛고 있는 현장”이며 최상의 주체는 “끊임없이 각성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본인”이다.

“마치 바람 때문에 고요한 바다에 파도가 일어나나 파도와 바다는 둘이 아니다. 우리의 일심(一心)에도 깨달음의 경지인 진여(眞如)와 무명(無明)이 동시에 있을 수 있으나 이 역시 둘이 아닌 하나이다.” _본문 200쪽

“박근혜 당선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자기완성을 위한 도법 스님의 즉문즉설

“대선 이후에 박탈감에 빠졌습니다…“
“살기가 팍팍하고 답답합니다. 꿈을 선택해야 할까요?”
“결혼도 미루고 아이를 낳기를 꺼려하고… 이게 다 누구 탓인가요?”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성폭행과 관련된 기사를 볼 때마다 무섭습니다. 인간이 원래 그러한가요?”

도법 스님은 4부 즉문즉설을 통해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고 답답해하던 궁금증에 답을 한다. 즉문에 대한 도법 스님의 즉설은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는다. 대선 이후 박탈감에 빠진 청년에게 “상대와 싸워서 상대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하라”고 일깨우는 동시에 박근혜 당선자에 대해서 “한국 현대사의 가해자 입장인 동시에 피해자인 특수한 위치”라 평하며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이 곧 박 당선자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기에 박 당선자가 강조해온 사회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무엇인지 깨닫기 바란다”고 조언한다.

“대단히 부끄럽고 고통스럽고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정면으로 자신의 상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은 스님이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과 쉽게 풀어쓴 팔정도, 연기론 등의 불교이론, 붓다의 예화 그리고 각 세대, 계층의 고민을 담은 즉문즉설을 통해 우리의 상처를 마주하게 하며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은 “완성된 행복이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순간 완성된 존재”임을 일깨워주고 짊어진 인생의 짐을 스스로 확인하게 하고 덜게 하는 배움과 실천의 메시지이다.

도법 스님은 묻는다. “우리들의 어리석음, 나약함, 이해타산 나아가 누군가가 나서서 잘 해결하겠지 하는 마음을 핑계로 오늘까지 온 것은 아닌지요?”라고. 우리 가슴 깊은 곳의 양심을 울리는 도법 스님의 조언은 내려치는 죽비처럼 삶을 송두리째 깨워 아프고 때로는 불편하지만 결국 이 삶에도 희망을 향한 길이 있음을 깨우쳐주고 있다

지은이 소개
도법 스님
은 18살이 되던 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가했다. 1990년 불교결사체인 선우도량을 만들어 청정불교운동을 이끌었고, 1995년 지리산 실상사 주지로 부임하여 귀농학교, 대안학교, 환경운동 등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운동을 펼쳤다. 2004년 실상사 주지 소임을 내려놓은 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을 떠났다. 이후 5년 동안 3만 리를 걸으며 8만 명의 사람을 만나 생명평화의 가치를 전했다. 현재 지리산 실상사 회주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 추친본부’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며 다툼 없고 평화로운 사회로 가는 길을 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 《내가 본 부처》 《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등이 있다.

다산초당 / 251쪽 / 1만 3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2013-02-25 / 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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