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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감는 날까지 가족과 건강하길” [만불사에서 만난 사람들] 글자크게글자작게

 
“이제까지 걸어온 길 보다 앞으로 갈 길이 가깝다는 생각에 눈감는 날까지 자식들과 함께 건강하게 잘 살길 기원했습니다. 또 가정의 제일 어른으로서 뭔가 흔적을 남겨주고 싶기도 하구요.”
인등대탑 앞에 마련된 불사접수처에서 소원지 불사에 동참한 이훈(60) 불자는 작은 소원지에 작지만 아름다운 소망을 담아 소원지함에 넣었다.

아직은 불자가 아니라는 말하는 이 불자는 “천주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스님들이 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부유해 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장성한 자녀들도 천주교 신자이긴 하지만, 한집안 다른 종교는 각자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처음 만불사를 찾은 이 불자는 만불사의 첫 느낌을 “이국적인 느낌”이라며 “젊어서 외국을 많이 다녀봤는데, 한국에서 이런 형태와 느낌의 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산사에 들어서면서 멀리서도 보이던 영천대불을 보며, ‘관세음보살’ 불경소리를 들으니 이게 ‘부처님의 원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 불자는 “음악이 포교 중에서 제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지 않냐?”고 반문하는 이 불자의 얼굴에 관세음보살의 미소가 겹쳐졌다.

어쩌면 그는 벌써 불심 깊은 불자가 되어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산사에서 연주되는 음악이 좋아, 그 소리와 어우러진 경치에 감흥이 좋아 전국의 산사음악회를 찾아다닌 지 2년이 되었다는 이훈 불자. 마침 만불산 달맞이 산사음악회가 있어 만불사를 찾았다.

인터넷을 통해 달맞이 산사음악회 소식을 접한 이 거사는 멀리 안동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 불자는 “스님들이 직접 노래하신다고 해서 찾아왔다. 산사음악회를 많이 다녀 보았는데 다른 음악회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사 자체에서 들리는 목관 소리는 어떤 라이브보다 감흥있게 들린다”며 “그 소리에 취해 시(詩)도 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칠순이 될 때까지 시를 쓰고 싶다는 이 불자는 마지막으로 “작은 소원지이지만, 이러한 저의 바람을 가득 담았다”며 “저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언제나 화목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부처님께 발원했다”고 밝혔다.


이 훈 불자 / 경북 안동시 신안동
2008-10-31 / 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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