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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고현면에서 고려대장경 판각 추정지 확인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경남 남해에 설치됐던 남해분사도감에서 고려대장경 재조본을 판각했음을 유초할 수 있는 유물이 출토됐다.

고려대장경 판각지로 추정되고 있는 남해군 고현면 일대 전 관당성지ㆍ전 선원사지ㆍ전 망덕사지ㆍ안타골유적을 지난 해 11월 1일부터 시굴조사하고 있는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는 1월 8일 보도자료를 내 시굴조사를 통해 전 선원사지를 비롯한 3개 유적에서 건물지와 다양한 유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역사문화센터에 따르면 전 선원사지에서는 최소 6기의 건물지와 관련 축대시설을 확인하였으며, 귀목문 암막새와 수막새, 다량의 청자편이 출토됐다. 또 전 관당성지는 경지정리로 인해 확실한 건물지는 남아 있지 않았으나 관당성 조성 시 대지를 조성한 평면범위를 확인하였으며, 성의 외곽에서 건물지 1기와 기와무지, 습지 층 등이 확인됐다. 그리고 안타골 유적에서는 건물지와 관련 있는 담장지가 확인되고 고려시대 청자편과 기와편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이번 시굴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선원사의 부속암자로 추정되는 백련암에서 명문기와다. 이 기와에는 ‘長命願施納銀甁壹口李○○ / 長命願施納銀甁壹口朴○○’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다.

기와의 명문은 기원의 목적과 시주하는 내용물 단위, 시주자 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명문과 문양, 제작방법 등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명문에 나오는 ‘銀甁’은 국가 차원의 거래나 고관, 귀족 등 상류사회에서 제한적으로 유통되던 고액의 화폐로, 《고려사》 등의 문헌기록 이외의 자료에서 ‘은병’의 기록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첫 사례이다.

또 이 명문 기와에 보이는 글자가 전 선원사지와 전 관당성지에서 출토된 기와의 명문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선원사지와 관당성지, 백련암이 같은 시기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운영된 유적이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전 선원사지에서 출토된 명문기와에는 ‘願施納’이, 전 관당성지에서 출토된 명문기와에는 ‘長命’이 새겨져 있다.

이상과 같이 이번 조사를 통해 ‘銀甁’ 명문기와, ‘귀목문 기와’, ‘고급의 고려청자’ 등을 확보함으로써 고려대장경 판각시기의 남해 고현면 일대에는 고려 중앙 지배층의 직접적인 관리와 통제, 지원을 받는 공공 기구가 있었음을 분명히 확인했다.

역사문화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고려대장경 판각작업을 주관한 남해분사도감의 실체를 밝히고, 고려대장경 판각시기 남해 고현면의 역사경관을 복원하기 위한 역사적인 여정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2013-01-14 / 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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