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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뇌 단박 제거해 문수지혜 현현케 해야”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삼처(三處)에 문수가 나타나다

어느 해 결제 때 문수는 세 곳을 돌면서 안거를 합니다. 이 말을 들은 가섭은 구순(九旬)의 금족(禁足)기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잘못을 가리기 위해 대중을 운집시키고자 종망치를 잡으려는 순간 백천만억 문수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이에 가섭 역시 온갖 신통력을 동원하지만 여전히 망치는 꿈쩍도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이 광경을 보시고 가섭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무수한 문수 중에 어떤 문수가 허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이에 가섭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문수는 궁궐과 학교 그리고 시장바닥에서 각각 한 달씩 안거를 했습니다. 그리하여 각각의 장소에서 오백 명의 대중들로 하여금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알고 보면 문수가 세 곳에서 안거를 마쳤다는 것은 무한한 금색세계를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들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문수가 삼처(三處)에 나툰 것은 그대로가 삼처전심(三處傳心)입니다.

궁궐과 학교와 시장은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을 가리킵니다. 오백 개의 탐욕심과 오백 개의 짜증내는 마음과 오백 개의 어리석은 마음을 잘 다스린 문수의 안거였던 것입니다. 백천만억의 문수를 나타낸 것은 모든 중생을 제자리에 안착시킨 일입니다. 가섭이 망치를 들 수 없었던 것도 꽃을 다치지 않도록 하면서 더욱 많은 꿀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입니다.

이번 동안거 결제대중은 탐진치 삼독이 만들어낸 천오백가지 번뇌를 단박에 제거하여 자기 안의 문수지혜를 현현케 한다면 문수의 삼처(三處)가 문 밖의 일인지 문 안의 일인지 명명백백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입림부동단초(入林不動單草)요
입수불양일파(入水不揚一波)로다

숲속에 들어가도 풀잎 한 개 흔들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물결 한 줄기 일으키지 않는구나.

2556(2012) 동안거 결제일

2012-11-27 / 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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