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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꿈 이뤄졌으면 해요” [불사이야기] 글자크게글자작게

 
김정용 불자가 소원지함에 소원지를 넣고 있다.

“바라는 것은 많죠. 가족들이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그래도 자식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 걱정이겠죠. 소원지에 가족들 화목하게 해 주고, 아이들이 바라는 미래의 꿈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강원도 태백에서 지도책 하나 들고 가족들과 만불산을 찾았다는 김정용(42) 불자. 그는 만불보전 앞에 마련된 불사접수처에서 소원지 불사에 동참했다. 함께 온 부인 김덕진(41) 불자와 큰딸 김하나(14)·혜진(12) 양, 막내아들 김유수(8) 군도 아버지 곁에서 자신들의 소원을 꼼꼼히 적어내려 갔다.

“사실 만불산은 처음이에요.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출발하기 전에 무척 고민했어요. 아이들이 바라는 서울행을 택할지, 아니면 다른 곳을 찾아갈지를 두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이 회사에서 나온 지도책을 펴들고 만불산에 가자고 하자더군요. 새해 소망을 담은 소원지도 적고 좋네요.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족건강’을 발원한 김 불자는 만불산을 여행지로 선택하길 잘했다고 했다. 도량이 넓고 볼거리가 많아 아이들에게도 큰 공부가 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적은 소원지를 통해 각자의 생각과 소망을 알아서 좋았다고. 사춘기에 접어든 큰딸과 대화를 하는데 도움도 될 것 같기도 해서다.

옆에서 부인의 말을 듣고 있던 김 불자의 시선이 큰딸 하나 양에게로 고정됐다. 그리고 ‘무슨 소원을 적었냐’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하나 양은 조금은 쑥스러운 듯 “엄마가 적은 것 적었어요”라고 말했다. 제법 의젓해 보이면서도 무뚝뚝해 보인 하나 양도 속마음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누나가 자신의 소원을 밝히자 막내인 유수 군이 이에 질세라 자신도 한마디 던졌다. 그것은 다소 어색해 보이는 볼펜을 들고 자신이 꼼꼼히 적어 내려간 소원이었다.

“아빠, 저는 경찰이 될 거예요. 도둑 잡는 경찰이 돼서 나쁜 도둑 많이 잡을 거예요.”

막내의 말을 듯고 흐뭇한 미소를 지은 김 불자와 김 불자는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막내가 제법 의젓해 보인 눈치였다. 흐뭇한 미소를 짓던 이들 부부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인등대탑 앞에 마련된 각자의 띠별 소원지함에 각자의 소원지를 넣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김정용 / 강원도 태백시 구문소동
2008-09-10 /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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