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류간지 주지 에지마 고도 스님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국내 감로도 중 가장 오래돼…“조선 불교회화 연구 귀중 자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일본 교토 류간지(龍岸寺) 주지 에지마 고도(江島孝導) 스님으로부터 조선 전기(16세기)에 제작된 대형 감로도(甘露圖) 1점을 기증 받았다. 이 감로도는 전체 크기 322×281cm, 화면 크기 240×245cm크기이다. 이번 기증은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우리 문화재가 일본인 소장자의 자발적인 의사로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뜻 깊은 사례로, 향후 국외 유출 문화재의 환수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기증된 불화는 지금까지 알려진 16세기 감로도 중 비교적 대형에 속하는 것으로, 국내에 남아있는 감로도 중 가장 오래된 보석사 감로도(1649년 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보다 제작시기가 빨라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이 유력할 것으로 평가된다.
‘감로도’는 부처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가 아귀도에서 먹지 못하는 고통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의식을 베푸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화면 중앙에는 거대한 시식단(施食壇)이 차려져 있으며, 역대 제왕·왕후·신하와 더불어 비참한 죽음을 맞은 여러 영혼이 의식에 참석하여 부처의 가르침인 감로(甘露)를 받아 구제받는 과정이 한 화면에 그려져 있다.
이 감로도는 일본 교토에 있는 류간지에 전래되어 오던 것으로, 일본의 겐로쿠(元祿, 1688~1703) 시대부터 소장되어 온 것으로 전한다. 기증자인 에지마 고도 스님은 이 불화가 한국의 문화재라는 사실을 관련 학자들로부터 전해 듣고, 한국의 문화재는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가장 잘 알아 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기증을 결심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대전’(2010. 10.12 ~ 11.21)에 출품된 고려불화의 대다수가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소장품인 점을 미루어 볼 때, 에지마 고도 스님의 이번 조선 불화 기증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이래 23명의 일본인으로부터 1,444점의 우리 문화재를 기증받았으며, 이중 최대 기증자는 지난 1987년 1,082점의 기와를 기증한 이우치 이사오 선생이다.
이번에 기증된 감로도의 보존 상태는 화면 일부에 긁힘과 일부 결손부가 있는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 받은 감로도에 대한 응급 보존처리와 수입 등록(증7551)을 마쳤으며 본격적인 보존처리가 완료되는 내년에 특별 공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한 에지마 고도 스님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내년 특별 공개회 때 기증자를 초청해 감사패를 증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기증된 감로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할 예정인 ‘조선시대 불화대전’에 중요 전시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향후 조선시대 불교 회화사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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