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실크로드와 둔황’ 기획전 개최
프랑스·중국 3개성 박물관 유물 220여 점 전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12월 18일부터 내년 4월 3일까지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비롯해 중국 신쟝(新疆)·간쑤(甘肅)·닝샤(寧夏) 등 3개 성(省) 10여 개 박물관 유물 22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중국에서 대여하는 유물은 지난 7일(화)부터 9일(목)까지 3차에 걸쳐 한국에 들어왔고, 프랑스에서 대여하는 ‘왕오천축국전’은 오는 14일(화) 오후에 도착할 예정이다. 특히 ‘왕오천축국전’은 727년 혜초에 의해 기록된 이후 1,28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 문명 교류의 젖줄로, 이번 전시에서는 초원의 길, 오아시스길, 바닷길 등 실크로드의 3대 간선도로 가운데 중앙아시아 일대 여러 오아시스를 경유하는 루트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번 전시는 8세기 혜초가 여행하였던 길을 따라 파미르 고원 동쪽의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실크로드의 도시들’이라는 주제로 서역북도의 카슈가르·쿠차·투루판, 서역남도의 호탄·누란, 천산북로의 우무무치 등의 오아시스가 소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카라샤르에서 출토된 황금대구(허리띠 잠금장치)는 큰 용 한 마리와 작은 용 7마리가 구름 위에서 노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으며, 용의 몸 여러 곳에 터키석을 상감했다. 용의 형체는 모발처럼 매우 가는 황금실[金絲]를 용접해서 만들고 그 사이에 작은 금 구슬을 가득 채워 장식하였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물이 평양에서 발견되어 특히 흥미를 끈다.
2부는 ‘실크로드의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서역 남로에 있는 호탄·니야·누란 등의 오아시스 도시 및 서역북로, 천산북로 등 실크로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02년 누란 소하묘지(小河墓地)의 발견으로 이 지역에서 약 4,000년 전 유럽계의 인종이 밀 등을 재배하면서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소개한다.
3부는 ‘둔황과 왕오천축국전’이라는 주제로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되었던 둔황의 석굴과 벽화 및 ‘왕오천축국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혜초의 여행을 설명한다. 중국 서쪽 영토의 끝이자, 서역이 시작되는 관문으로서 번영을 누린 둔황 막고굴의 유물 16점, 복제품 20점(벽화 17점 포함)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둔황 석굴 모형 2점(17호굴, 275호굴)을 통째로 가져다 전시하여 둔황 막고굴의 웅장하고 화려한 예술세계를 현장에서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가운데 17호굴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5)’뿐 아니라 둔황문서가 대규모로 발굴되었던 이른바 장경동(藏經洞)으로서 둔황학 성립과 관련하여 의의가 큰 곳이다.
세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왕오천축국전’은 한국인이 작성한 최초의 해외 여행기로서, 세계 최고의 여행기 중 하나로 손꼽히며,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문화·경제·풍습 등을 알려주는 세계의 유일한 기록으로 그 가치가 높다.
4부는 ‘길은 동쪽으로 이어진다’는 주제로 둔황에서 서안에 이르는 간쑤 및 닝샤 지역 및 경주의 유물이 소개된다. 이 지역은 중국문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흉노 등 유목민 전통도 강하게 남아 있는 독특한 성격의 문물이 많이 남아 있다. 청동의장행렬은 중국적인 전통이지만, 매머리장식은 흉노 등 유목민 사이에 유행하였던 것이다. 감숙성 북쪽에 있는 닝샤(寧夏)에서 발견된 동로마 금화는 이 지역에서도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왕오천축국전’ 및 최근 중국 실크로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 위주의 이번 ‘실크로드와 둔황’전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실크로드 관련 전시로서 해외 문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둔황 막고굴
기사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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